전매제한 '족쇄' 풀렸다 … 가성비 뛰어난 분양권 골라볼까
비수도권은 4년→1년 크게 줄어
기존 분양단지도 소급적용 혜택
청량리·DMC·위례·과천·하남
수도권서만 12만가구 물량 나와
정부가 지난 7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인기 지역의 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다. 비수도권의 전매제한 기간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축소된다. 이에 따라 기존 전매제한에 묶여 있던 단지가 대거 시장에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전매제한 기간이 짧아지면서 청약 실수요자의 부담도 덜게 됐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매수자가 우위에 선 시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매제한이 풀린 분양권이 대거 시장에 나오면서 청약 가점이 낮은 실수요자가 분양권 매입을 통해 새 아파트에 입주할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입주 물량이 몰린 지역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실거주 의무 폐지와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등 다른 청약 및 세금, 대출 규제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7일 주택법 일부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에 따르면 최대 전매제한 기간이 수도권의 경우 공공택지(투기과열지구, 분양가상한제 적용) 및 규제지역은 3년, 서울 전역이 포함되는 과밀억제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된다. 예를 들어 규제지역인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에서 아파트 분양 시 3년 이후 매매가 가능해진다.
이 규정은 소급 적용된다. 기존에 분양한 단지도 완화된 전매제한이 적용된다. 과밀억제권역인 서울 강동구에 있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은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8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전매제한은 당첨일로부터 적용된다. 둔촌주공은 입주 예정일인 2025년 1월 전 분양권을 팔 수 있다. 전매제한이 축소됨에 따라 기존에 전매제한에 걸려 팔 수 없던 단지들의 분양권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분양권은 입주 시점이 다가올수록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수분양자가 압박을 받기 때문에 저렴하게 내놓을 수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7일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수도권에서 약 12만가구, 서울에선 1만1233가구의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졌다. 서울에서 입주 전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허용된 것은 2017년 6월 이후 6년여 만이다. 서울에서 분양권을 거래할 수 있게 된 아파트는 총 13개 단지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7일 이전에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단지 가운데 아직 입주가 시작되지 않은 곳들이다.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은평구 'DMC파인시티자이' 'DMCSK뷰아이파크포레', 성북구 '길음역 롯데캐슬 트윈골드' '해링턴플레이스 안암', 강동구 '힐스테이트 천호역 젠트리스' '밀레니얼 중흥S클래스', 노원구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광진구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강북구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영등포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 구로구 '신영지웰에스테이트 개봉역' 등이다.
경기도에서는 위례, 과천, 하남 등에서 전매제한이 풀린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하남시 북위례 지역은 전매제한으로 묶였던 약 4000가구가 전매할 수 있게 됐다. 이 아파트 단지들은 주로 2019~2020년 분양을 실시했는데 당시 수요자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곳도 많다. 저렴한 분양가로 전매제한 8년을 적용받았었다. 이런 곳들이 시장에 나오는 것이다. 2020년 분양된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 아파트들도 전매제한 기간이 짧아지면서 시장에 나온다.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504가구),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435가구)는 분양 당시 전매제한 10년을 적용받았고,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7억~8억원대로 시세보다 저렴했다. 이곳들은 올해 10월 이후부터 매도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인근 과천 래미안슈르의 같은 평형이 12억~13억원 선으로, 분양가 대비 5억원 이상 차이가 나 매물이 출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에 부동산이 침체된 상황이어서 전매제한이 풀린 단지에서도 '급매'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매제한이 풀려 물량이 쏟아지면 시세가 떨어지게 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전매제한이 풀린 매물이 한꺼번에 시장에 공급되면 가격이 일시적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에 전매제한이 풀린 뒤 시장에 나온 서울 고층 아파트가 분양가와 근접한 수준에 거래가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대폭 완화된 7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전용 84㎡가 10억~11억원대에 거래됐다. 2019년 분양 당시 해당 층수 분양가는 9억3000만~10억6000만원대였다. 분양 당시만 해도 입주 시점에 15억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던 곳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주변에 입주 물량이 많은 곳에서는 분양권 가격이 인근 단지보다 저렴하게 나오고 있다. 매도자의 자금 사정이 나빠져 잔금을 치를 수 없는 매물들이 '급급매'로 나오게 된 것이다. 7월 입주할 예정인 서울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아이파크포레' 전용 59㎡는 분양권 호가가 최근 7억9000만원까지 하락했다. 2021년 12월 완공된 인접 단지인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는 전용 59㎡ 최저 호가가 8억3000만원이다.
7월 입주 예정인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 센트럴아이파크자이'도 전용 59㎡ 분양권 호가가 5억2500만원인데 지난해 7월 입주한 인근 단지 '매교역 푸르지오SK뷰'는 같은 면적이 6억3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전매제한은 풀렸지만 실거주 의무 폐지나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는 아직 '시행'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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