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쓰지 않고 쌀 생산 늘린다...농업 탈탄소화 해결책은 생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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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탈 탄소화는 생명공학으로 이룰 수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보이트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합성생물학센터 교수는 13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생물공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서 "식물 뿐 아니라 토양 미생물에 유전자 공학을 접목해 비료를 쓰지 않는 농업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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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탈 탄소화는 생명공학으로 이룰 수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보이트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합성생물학센터 교수는 13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생물공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서 “식물 뿐 아니라 토양 미생물에 유전자 공학을 접목해 비료를 쓰지 않는 농업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농업은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15%가 농축산업에서 배출된다. 전세계 인구가 늘어나면서 식량 수요 증가로 단위 면적당 더 많은 작물을 수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초제와 질소 비료 사용이 늘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도 함께 늘어난다. 질소 비료는 벼의 생육을 좋게 해 수확량을 높이는 데 꼭 필요한 영양분이지만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를 만들어낸다.
또 지구 온난화가 심화될수록 작물 생산량은 줄어든다. 지구 기온이 2도 상승할 경우 쌀 생산량이 최대 20%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 더 많은 제초제와 비료를 사용해야 하며 이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농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올 4월 공개된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제3 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과 임업, 토지 이용 분야에서 연간 8~14Gt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 감축 방안으로 합성생물학 기술이 제시된다. 생명과학에 공학 기술을 적용해 생명체의 구성 요소나 시스템을 설계, 제작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활용하는 기술이다.
보이트 교수는 이 기술을 연구하는 과학자다. 대기 중의 질소를 토양으로 흡수하는 미생물을 연구한다. 가령 박테리아의 일종인 ‘리조비아(Rhizobia)’는 콩과에 속하는 식물의 뿌리에 공생한다. 라조비아는 대기 중 질소를 빨아들여 콩과식물이 사용하는 암모니아로 변환시킨다. 콩과식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질소 비료의 양을 박테리아를 통해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보이트 교수는 “식물과 관련된 토양 미생물에 많은 유전자를 도입할 수 있다”며 “식물과 미생물 간 의사소통을 위한 화학적 언어를 개발해 공생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보이트 교수팀은 옥수수나 밀과 같은 곡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미생물도 발굴했다. 보이트 교수는 “현재 미국에서는 옥수수 등에 미생물 제품이 쓰이고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한편 옥수수나 쌀 같은 주요 작물의 수확량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보이트 교수팀은 적용 곡물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회사인 ‘피봇 바이도’를 2011년 창업했다. 보이트 교수는 생물학을 위한 최초의 컴퓨터자동설계(CAD) 플랫폼을 구축하는 ‘아시모브’도 창업했다. 보이트 교수는 “추상화와 표준화, 특성화, 모델링을 생물학에 적용해 유전공학을 본격적인 공학 분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귀포(제주)=고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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