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가 연 160㎞의 문···안우진과 광속구 양대산맥 시대도 열렸다

김은진 기자 2023. 4. 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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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문동주(왼쪽)와 키움 안우진. 구단 제공



지난해 KBO리그는 안우진(24·키움)의 등장에 술렁거렸다.

2018년 키움에 입단한 뒤 데뷔 5년차에 처음 제대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 안우진은 역대 2위인 22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한 경기에서 10명 이상의 타자를 줄줄이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원천은 빠른 공을 앞세운 강력한 구위에 있다.

안우진은 시즌 말미였던 9월30일 문학 SSG전에서는 김성현을 상대로 시속 158.4㎞의 강속구를 던졌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의 피치트래킹시스템(PTS)으로 2011년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국내 투수 중에서는 2012년 최대성(당시 롯데·158.7㎞) 외에 찍어보지 못했던 시속 158㎞대 강속구가 10년 만에 다시 나왔다.

현역 강속구 투수의 상징이 된 안우진 앞에 이제 대형 라이벌이 등장했다. 4년 후배 문동주(20·한화)가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서 1회말 박찬호를 상대로 던진 3구째 직구가 시속 160.1㎞로 기록됐다. 그동안 국내 투수 중 누구도 넘지 못했던 시속 160㎞의 벽을 문동주가 최초로 넘어섰다.

지난해 KBO리그 새 에이스감으로 떠오른 안우진에 이어 문동주가 그간 보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공으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강속구 라이벌 시대가 열리게 됐다.

KBO리그는 2000년대 후반기 각 1살 터울의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트로이카 시대를 거쳐 아주 오랫동안 동갑내기 김광현과 양현종의 경쟁 시대를 즐겼다. 소속 팀의 젊은 에이스였던 이들의 공통점은 시속 150㎞대 초반의 빠른 직구였다. 특히 류현진과 윤석민이 KBO리그에서 물러난 뒤로 김광현과 양현종의 맞대결은 그 성사 여부와 함께 도대체 몇 년 만인지 계산을 해볼 정도로 오랫동안 KBO리그의 최고 빅매치로 불렸다.

그 둘을 이을 후계자가 없다고 했던 KBO리그에 1년 차이로 등장한 안우진과 문동주는 광속구 양대 산맥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한국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되기에 충분하다.

현재 국내 선수 역대 최고 구속 순위에서는 문동주의 160.1㎞가 1위, 안우진의 158.4㎞가 3위다. 5위 안의 투수 중 선발로서 기록을 세운 투수는 문동주와 안우진뿐이다. 2위 최대성도, 4위 한승혁(157.7㎞)도, 5위 조요한(157.5㎞)도 당시 모두 구원 등판해 최고구속을 기록했다.

현역 투수 1·2위인 문동주와 안우진은 선발 투수다. 어린 나이에 팀의 운명을 짊어졌다는 점도 과거 경쟁 체제를 이뤘던 에이스들과 비슷하지만 시대와 함께 구속의 수준은 차원이 달라졌다.

개인 최고 구속을 보면 안우진은 꾸준하다. 지난해 158.4㎞를 찍고 약 일주일 뒤인 10월8일 두산전에서 158.2㎞로 다시 한 번 158㎞대를 기록했다. 그 전인 8월27일 LG전에서는 157.9㎞를 기록했다. 데뷔후 가장 빠른 공 3개가 모두 지난해, 158㎞ 주변에서 형성됐다.

데뷔해서 불과 15경기 39.2이닝밖에 던지지 않고도 역대 최고를 찍은 문동주의 가장 빠른 공 3개는 모두 올해 나왔다. 첫 등판이었던 6일 삼성전에서 156.2㎞를 던졌고, 12일 KIA전에서 1회말 1번 류지혁 상대로 156.3㎞를 찍은 뒤 2번 박찬호에게 3구째에 역대 최고인 160.1㎞ 직구를 던졌다.

안우진의 개인 최고구속 3구는 모두 시즌 막바지에 나왔다. 4회, 7회, 8회에 나왔다. 시즌 후반, 경기 후반에도 강속구를 유지하는 것이 안우진의 특징이다. 문동주는 개막하자마자 불같은 공을 던지고 있다. 가장 빠른 공 3개를 모두 1회에 던졌는데 편차가 크다. 경기 초반부터 엄청난 파워피칭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시즌을 치르면서 또 얼마나 빠른 공을 몇 번 더 볼 수 있을지 기대감도 치솟고 있다.

두 강속구 투수의 맞대결은 이제 리그 최고의 빅매치가 될 전망이다. 개막 2연전에서 이미 첫 격돌한 한화와 키움의 맞대결은 5월30일~6월1일 다시 열린다. 올해 그 빅매치를 볼 수 있을지, 양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시선이 집중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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