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상이한 반응…외교적 함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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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3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라는 도발행위를 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반응은 매우 상이하다.
미국과 중국은 과거에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관계를 유지했으나 이제는 전략경쟁에서 상대를 압박하고 굴복시키는 데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도발에 나서더라도 공동 대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 강행 이후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려 할 때마다 러시아와 함께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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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경쟁 속 북핵 공동대응 어려워져…3차 북핵위기 속성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북한이 13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라는 도발행위를 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반응은 매우 상이하다.
미국 정부는 즉각 이날 발사한 미사일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번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뻔뻔한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인지하고 있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미국의 이런 대응은 날로 고도화되고 노골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과 함께 '통합억제'를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북핵 위협을 넘어 패권도전국 중국까지 겨냥한 전략적 행보이다.
반면 중국 정부는 오히려 북한에 대한 압박을 중단하고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며 북한을 두둔하고 나섰다.
류샤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긴장 지수가 높아지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대항과 압박을 중단하고 유의미한 대화를 통해 각 측의 우려, 특히 북한 측의 합리적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13일 전했다.
특히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북한의 도발 행위의 원인을 미국이 제공하고 있다는 논리로 연결된다.
중국이 북한을 감싸는 듯한 대응을 하는 이유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의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가열되면서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동맹인 북한과의 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중국이다.
이러한 현상은 김정은 집권 이후 펼쳐진 3차 북핵위기가 과거 1,2차 북핵위기 때와 달라진 속성에서 비롯된다. 3차 북핵위기가 진행 중인 현재 미국과 중국은 과거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대결과 같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과거에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관계를 유지했으나 이제는 전략경쟁에서 상대를 압박하고 굴복시키는 데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도발에 나서더라도 공동 대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 강행 이후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려 할 때마다 러시아와 함께 반대하고 있다. 이런 구조속에 북한은 핵 무력 완성과 고도화에 주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북핵 이슈는 중국에게 비확산 문제를 넘어 미국과의 전략경쟁의 변수, 다시 말해 '세력균형'의 이슈로 전환되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냉철한 시각이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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