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은행 사회공헌 제대로 측정 안 해…개선점 많아”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지출비중 서민금융 분야가 가장 커
서민금융 지출 대부분 법적 출연금
금융 당국, 자발적·정성적 사회공헌활동 확대 집중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은 양적 확대에만 치중하고 있다. 이마저도 법률에 근거해 의무적으로 출연해야 하는 서민금융 사회공헌활동의 비중이 가장 큰 실정이다. 이에 금융 당국은 은행권의 특색에 맞는 자발적인 사회공헌활동이 이뤄지도록 은행별 사회공헌활동 비교공시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전일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5차 실무작업반’에서 “국내 은행 사회공헌 현황에 대해 여러 개선할 점이 있다”라고 꼬집었다.
김 부위원장은 “휴면예금, 장애인고용부담금, 영리행위 관련 사항 등 사회공헌을 제대로 측정하지 않거나 사회공헌 취지와 맞지 않는 항목들을 포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차별성 없고 특별한 방향성이 없는 유사한 사회공헌활동이 많은 바 글로벌 금융회사처럼 방향성과 목표를 설정하고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부연했다.
국내 은행의 작년 기준 사회공헌활동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서민금융 지출(41.4%)의 비중이 가장 크다. 은행이 사회공헌을 명목으로 서민금융 분야에 투입한 4677억원은 대부분 법에 따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는 휴면예금 출연금이다. 기타 신복위 운영 분담금 등 은행권 공통 분담금도 포함돼 있다. 이어 지역사회·공익 분야(39.9%)의 비중이 컸으며, 학술·교육(8.93%), 메세나·체육(8.25%), 환경(0.84%)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김 부위원장은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공시가 양적 수치에만 몰두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연합회는 매년 전체 은행의 사회공헌 실적을 취합해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공시하고 있다. 다만, 은행별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사회혁신 생태계 조성, 사회책임금융 및 코로나19 대응 등 6개 분야별 지출 총액만 공시하고 있다. 각 은행이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했는지 등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시되는 부분이 없다.
김 부위원장은 “개별은행 및 은행연합회의 공시가 지나치게 정량적인 수치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정량적 항목 외에도 금융소비자 교육, 대체점포 운영, 상생금융상품 출시 등 다양한 정성적 항목까지 함께 공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교 공시, 정기적인 실적 점검 등을 통해 사회공헌활동 확산을 유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 역시 사회공헌활동 세부 분야의 적정성, 인식의 전환 필요성, 사회공헌활동 공시 정비 등에 대해 개선점이 있다고 공감했다. 세부 분야의 적정성과 관련해 사회공헌활동은 은행의 지속성이 아닌 사회의 지속성을 위한 활동인 만큼 은행의 영리행위와 관련된 사항은 사회공헌활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아울러, 글로벌 은행처럼 은행의 업무와 관련된 사회공헌활동을 늘릴 필요가 있다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등 취약계층 지원이나 고령화에 따른 간병인 케어와 같은 헬스케어 등은 사회공헌활동이자 은행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논의도 이뤄졌다.
또한, 은행권이 사회공헌활동을 미래에 대한 투자로 여기도록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예를 들어 고령자 및 사회초년생 교육 등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의 투자라는 것이다.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공시 활성화 등 투명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권이 국민으로부터 요구받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수익의 일부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은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면서 은행의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확고히 다져나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민과 은행간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라며 “사회공헌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작년 은행별 사회공헌활동 실적을 살펴보면 농협은행이 168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1630억원), 우리은행(1605억원), 하나은행(1493억원), 신한은행(1399억원) 순이었다. 5대 은행이 전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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