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계속 날 세우는 마크롱 “동맹은 속국이 아니다”

노지원 2023. 4. 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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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이 미국의 "속국"은 아니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 방문 직후였던 지난 9일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 프랑스 경제 매체 <레제코> 는 마크롱 대통령이 귀국 길 인터뷰에서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며 "최악은 우리 유럽인들이 이 문제에 있어서 그저 '추종자'일 뿐이라고 생각해 미국의 의제나 중국의 과잉대응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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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네덜란드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아에프페(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이 미국의 “속국”은 아니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방문 직후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앞에서 유럽이 ‘독자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 비판을 받았는데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네덜란드를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동맹이 된다는 것이 속국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우리가 스스로 생각할 권리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이에 네덜란드 뤼터 총리는 유럽이 “경기장이 아닌 선수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마크롱 대통령에 동의한다면서도, 미국은 유럽의 “안보와 자유에 대한 필수적인 파트너”라고 말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대만에 대한 프랑스와 유럽의 정책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자신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비판을 진화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그는 “프랑스는 대만의 현상 유지”와 “대만 상황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 방문 직후였던 지난 9일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프랑스 경제 매체 <레제코>는 마크롱 대통령이 귀국 길 인터뷰에서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조하며 “최악은 우리 유럽인들이 이 문제에 있어서 그저 ‘추종자’일 뿐이라고 생각해 미국의 의제나 중국의 과잉대응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거부하지 않지만 대만을 “아시아에서 신뢰할 수 있고 같은 생각을 가진 소중한 파트너”라고 규정한다. 지난 6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3자 회동을 한 뒤 중국을 겨냥해 “대만 해협의 안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그 누구도 이 지역에서 무력을 사용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바꿔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국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라면서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은 하나의 중국 문제에 대해 소란을 피우는 것에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럽이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문제는 시점이라는 지적이 있다. 현재 미국은 유럽과 함께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군사 원조를 하고 있다. 12일 프랑스 <르몽드>는 칼럼을 통해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전례 없는 지원을 하지만 “유럽 동쪽에서는 미국만이 유럽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전쟁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은 이제 끝났다”라고 짚었다. 또한 중국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만난 것에 반발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식의 대규모 군사 훈련으로 위협을 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일 유럽과 미국 사이 선을 긋는 발언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반겼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전략적 자율성을 주장하면 더 많은 존경과 우방을 얻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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