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매체의 억지 “한국이 황사 책임 떠넘겨…중국은 중간 기착지”
북서풍을 타고 유입된 황사의 영향으로 전국 미세먼지 수준이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 “한국이 황사의 원인을 중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13일 “한국 언론이 또다시 모래폭풍의 원인을 중국 탓으로 돌리며 ‘재앙을 일으켰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국이 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에 휩싸인 후 일부 한국 언론은 ‘황사가 중국에서 발원했다’고 과대 포장했다”며 “심지어 ‘재앙을 일으켰다’ ‘발원지는 지옥과 같다’ 등의 선동적인 용어로 황사를 묘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대부분의 황사는 중국 밖에서 발생하며 중국은 단지 ‘중간 기착지’일 뿐이므로 추측을 피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경고한 바 있다”고 했다.
매체는 또 중국발 황사가 한국의 대기질을 악화시켰다는 한국 기상청의 발표에 대해서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과거 정례 브리핑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21년 “환경 및 대기오염 문제에 국경은 없으며 그 기원에 대한 결론은 과학적 모니터링과 종합적인 분석에 근거해야 한다”고 했다. 몽골에서 발생한 황사로 중국도 피해를 보는데, 한국이 황사가 발생할 때마다 중국을 발원지로 표현하는 데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사막화 예방과 통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최근 몇 년 동안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 크게 감소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스스로 칭찬했다.
하지만 환구시보의 이 같은 주장은 중국 기상청과 현지 전문가들의 발표와는 차이가 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13일 베이징과 톈진을 비롯해 신장, 네이멍구, 간쑤, 칭하이, 허베이 등 북부지역에 황사 경보를 발령했다. 대규모 황사가 베이징을 덮친 건 올해 들어서만 여섯 번째고, 중국 전체로 보면 아홉 번째다.
현지 언론은 매년 평균 4~5차례의 황사가 발생한 것에 비해 올해는 황사가 유난히 잦고 강력하다고 전했다. 중국 국립기후센터는 높은 기온과 건조한 날씨 때문에 최근 5년 동안 황사 발생 건수가 그 이전 5년 평균 건수보다 많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한, 2019년 국립환경과학원이 실시한 ‘대기 질 모델’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경우 주변국 영향이 평균 75%에 달했다. 미세먼지의 4분의 3은 중국을 비롯해 몽골, 북한 등으로부터 넘어온 것이다. 특히 미세먼지 성분 가운데 ‘황산염’은 황사가 심했을 무렵 평소의 최대 11.9배까지 치솟았다. 이는 주로 중국 공장지대에서 유입되는 화학물질로, 황산염이 갑자기 증가했다면 미세먼지나 황사는 중국에서 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중국의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이동하면서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 지난 10~11일 중국 전역을 강타한 황사의 영향으로 12일 전국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271㎍/㎥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13일에도 전국 미세먼지 수준은 ‘매우 나쁨’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상황은 14일 오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후에는 기압계 변화로 우리나라로 남서풍이 불면서 황사가 해소되겠다. 14~15일 예상되는 비도 황사를 해소하고 추가 유입을 막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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