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과감해진 서학개미...84% 폭락한 美은행주 쓸어담았다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3. 4. 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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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된 가운데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주가가 폭락한 은행주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3월 13일~4월 12일) 서학개미 순매수 주식 1위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뱅가드 S&P500 ETF’(VOO)로, 1억1419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에 따라 전 세계 증시가 반등 흐름을 보이자 미국 대형주 지수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모여든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퍼스트리퍼블릭뱅크 순매수 금액이 9986만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퍼스트리퍼블릭뱅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소 지역은행으로, 지난달 10일 SVB 사태 이후 파산 위험이 커지면서 84% 떨어졌다. 단기간 급락에 따른 주가 반등을 노리고 ‘저점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퍼스트리퍼블릭뱅크 파산 위험 보도가 나온 지난달 13일 이후 서학개미 순매수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하루 만에 47.11% 폭락하는 등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투자 손실이 우려된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대형 은행주의 주가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장지수증권(ETN)인 ‘BMO MICROSECTORS US BIG BANKS INDEX 3X LEVERAGED ETN’도 4889만달러 순매수했다. 또 미국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블랙스톤 모기지 트러스트와 리얼티인컴을 각각 2537만, 1775만달러 사들였다.

한편 나스닥 하락에 베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숏QQQ ETF’(SQQQ)에 5586만달러의 자금이 몰려 순매수 4위에 올랐다. 미국 대형주를 담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VOO에 1억달러가 넘은 순매수 금액이 유입된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약 15% 상승한 나스닥 하락을 예상하고 이에 비해 상승 폭이 7%로 작았던 S&P500 상승을 노린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밖에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채 불 3배 ETF’(TMF) 순매수 금액이 8331만달러,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국채 ETF’(TLT)가 4318만달러로 각각 3위와 7위를 차지했다.

향후 금리 하락 전망이 나오면서 금리 변동에 민감한 장기채가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채권은 금리 하락에 따라 가격이 오르게 되는데, 장기채는 통상 단기채보다 변동성이 커 금리 하락 시 더 큰 수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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