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광훈 논란' 악화일로…홍준표, '고문직 해촉'에 반발

김기현 직권 강행…洪 "내가 제일 만만한가"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전광훈 목사로 인한 여당의 내홍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전 목사 문제로 지도부를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하면서 홍 시장과 비윤(비윤석열)계 정치인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 표면상으로는 '현직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당 상임고문으로 활동한 전례가 없다'는 사유를 밝혔으나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공개발언에서 "최근 우리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 특정 목회자가 억지를 부리는데 우리가 일일이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전 목사 문제를 연일 비판한 홍 시장을 저격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직권으로 홍 시장을 해촉했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해촉 이후 페이스북에 "엉뚱한데 화풀이를 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그는 김 대표를 향해 "강단 있게 당 대표를 하라 했더니만 내가 제일 만만했는지 저한테만 강단있게 한다"며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라"고 비꼬기도 했다. 홍 시장은 이후 또 다른 페이스북 글을 올리고 "이 팀이 아니라 어차피 내년에 살아남는 사람들과 나머지 정치를 할 사람"이라며 김 대표를 저격했다.

이준석 전 대표 등 비윤계 인사들도 홍 시장을 엄호하며 김 대표를 공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상임고문 면직이라는 것은 처음 들어본다"며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원회로 몽둥이 찜질하는 것을 넘어 상임고문 해촉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도 "차라리 막말을 하라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SNS에 "쓴소리하는 사람은 다 쳐내고 아부하는 사람들과만 연대하겠다는 것이냐"며 ""김기현 대표의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은 '연대 포기탕'이냐"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김기현 대표는 이양희 전 당 윤리위원장 후임으로 황정근 변호사를, 당무감사위원장에 신의진 전 국회의원을 임명했다. 김 대표는 "당 기강 세우는 대표적 두 위원회인 만큼 신임위원장을 중심으로 우리 당 모두가 국민에 부합하는 높은 윤리의식을 가지게 하도록 하겠다"고 첨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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