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분양하면 망한다”...대형건설사, 1분기 공급 60%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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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우량 사업장만 분양계획을 잡고 있어요. 수도권도 대부분 미뤘고, 지방은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A대형 건설사 주택임원) 올해 1·4분기 대형 건설사들의 아파트 분양실적이 60%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연간 계획 대비 1·4분기 공급실적이 17%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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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의 우량 사업장만 분양계획을 잡고 있어요. 수도권도 대부분 미뤘고, 지방은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A대형 건설사 주택임원)
올해 1·4분기 대형 건설사들의 아파트 분양실적이 60%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급등, 미분양 물량 폭증,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경색 등으로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분양을 대거 미루고 있어서다.
13일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들은 올 1·4분기에 전국서 1만7045가구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주택협회는 10대 건설사를 포함해 63개 대형 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올해 1·4분기 공급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4만2709가구)의 39.9% 수준에 불과하다. 대형 건설사들은 지난 2021년에도 1·4분기에 4만4732가구를 공급했다. 2년 연속 4만 가구에 이르던 물량이 올해에는 2만 가구 이하로 뚝 떨어진 셈이다.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난 지방에서 감소폭이 더 컸다.
대형 건설사들은 올 1·4분기 수도권에서 1만529가구를 공급했다. 전년동기 (2만5519가구)보다 58.7% 감소한 규모다. 극히 일부 우량 사업장을 제외하고 분양을 미룬 것이다.
지방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1·4분기 1만7190가구에서 올 1·4분기에는 6515가구로 62.1% 줄었다. 미분양 무덤인 대구의 경우 분양일정을 아예 내년으로 미루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의 분양시장 침체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로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계획한 물량을 절반도 채우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63개 회원사들은 당초 올해에 23만4973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 1·4분까지 분양실적은 1만7045가구로 7.3%에 머물러 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연간 계획 대비 1·4분기 공급실적이 17%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B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는 분양과 동시에 책임준공 부담을 지는데 현재 상황에서 분양을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주택 담당 어느 누구도 '이 사업을 반드시 하자'라는 말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파트 도급사업 수주도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주요 5대 건설사의 경우 올 1·4분기에 정비사업을 제외한 순수 아파트 도급 사업의 수주실적은 거의 전무하다. 공사비 폭등에 자금시장도 얼어붙으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손을 놓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C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도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지금은 분양 안하고 버티자는 기류가 강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3년 뒤 공급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공급 선행 지표인 주택 인허가·착공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올 1~2월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5만4375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128가구)에 비해 22.5% 감소했다. 전국 주택 착공 물량 3만1955가구로 전년동기(4만4352가구) 대비 28% 줄었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추세라면 민간부분에서 주택 공급부족이 현실화 될 수 있다"며 "공공부문에서 이를 보완하지 않으면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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