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기적' 피프티 피프티 "음악에 진정성 담는 것 모토···국내 인기도 노력할 것" (종합) [SE★현장]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서울경제]

“많은 분들의 자부심이 되도록 음악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기적을 일으킨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의 당찬 각오다. 이들은 국내에서는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한 신인이었지만,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들이 자리 잡은 미국 빌보드 ‘핫100’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제 이들은 기적을 넘어 신화를 만들 여정만 남았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피프티 피프티(세나, 아란, 키나, 시오)의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인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해 11월 데뷔한 K팝 걸그룹이다. 이들은 지난 2월 24일 발매한 ‘큐피드(Cupid)’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차트인했다. 이는 그룹 뉴진스가 데뷔 6개월 만에 해당 차트에 오른 기록보다 빠른 것으로, 국내 가요계를 놀라게 했다. ‘큐피드’는 이후에도 3주 연속 빌보드 차트에서 선전했다. 100위로 진입한 이후 94위, 85위까지 올랐다. 해당 차트에는 그룹 방탄소년단 지민이 솔로 앨범으로 함께 이름을 올렸다.

세나는 인기 급상승에 대해 “지금까지 믿기지 않는다”며 “늘 우선순위로 생각했던 건 어떻게 하면 우리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담을 수 있을지다. 듣는 분들이 이런 부분이 많이 와닿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키나는 “연습생 때 로망이 길을 걸어갈 때 우리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이었는데, 최근에 길에서 우리 노래를 듣고 인기를 실감했다. 오늘처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도 그렇다”고 감격했다.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타이틀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피프티 피프티는 ‘중소의 기적’이라고 불린다. 빌보드 ‘핫 100’에 올랐던 K팝 그룹 원더걸스(JYP), 방탄소년단(하이브), 블랙핑크(YG), 트와이스(JYP), 뉴진스(하이브)는 모두 국내 대형 기획사 소속이었던 것과 다른 모양새다. 중소 기획사 어트랙트 소속인 피프티 피프티는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시오는 “기획사 때문에 기적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회사에서 우리에게 집중하고 기회를 줘서 우리끼리 더 뭉쳐서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피프티 피프티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것은 영어 가사로만 이뤄진 ‘큐피드-트윈 버전(Cupid-Twin ver)’과 글로벌 숏폼 틱톡 챌린지 등으로 접근성을 높인 덕분이다. 상대적으로 국내 차트에서는 반응이 미비했다. 세나는 “해외에서 처음 반응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이지 리스닝처럼 듣기 쉽고 몽글몽글한 신스팝 덕분에 해외분들이 먼저 들어줬다고 생각했다. 국내에서는 그만큼 인기가 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계속 열심히 할 것”이라며 “지금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준다고 생각한다. 국내분들도 들어주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김규빈 기자

‘큐피드’의 멜로디와 보컬이 먼저 관심을 받은 반면, 곡의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많지 않다. 이 곡은 피프티 피프티의 두 번째 앨범으로 팀 세계관의 프리퀄 격으로, 큐피드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나아가겠다는 성장 의지를 담은 노래다. 아란은 “주체적으로 나아간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큐피드는 바보야’라는 가사처럼 큐피드는 도움의 손길이지 않나. 우리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우리가 능동적으로 해냈을 때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업 과정에 대해 “어떻게 하면 우리의 메시지를 잘 담을 수 있을지가 중요했다. 프로듀서님과 곡에 대한 이해도를 심도 있게 높이려고 했다”며 “보컬과 랩적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의 컬러를 담을 수 있을지 오랫동안 고안했다. 녹음도 여려 차례 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타이틀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피프티 피프티가 정체성을 이야기하며 가장 많이 언급한 건 ‘진정성’이다. 아란은 “꾸준히 솔직하게 기본에 충실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모토는 음악에 담고자 하는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하는 것”이라며 “오리지널리티, 모든지 정통으로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은 만큼 앞으로도 중요하다. 세나는 “결과가 감사하면서도 부담이 된다. 이 다음에는 어떤 곡을 보여드릴지 고민하고 있다”며 “프로듀서님이 전략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있고 우리와 많이 공유해 주고 있다. 진중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담아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나는 “지금까지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준 적이 없지만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지 리스닝 곡뿐만 아니라 더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랩 케미 나나즈(세나, 키나)도 준비하고 있으니까 많이 기대해달라”고 귀띔했다.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