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불법되나…속 타는 스타트업

닥터나우의 실시간 건강상담 이미지. 닥터나우 제공

[파이낸셜뉴스] 오는 5월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불법이 될 위기에 처하면서 관련 스타트업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비대면 진료가 불법이 될 경우 모든 업체들의 사업 운영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대면 진료의 안전과 편익이 데이터로 증명된 만큼 관련 제도가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은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지 않지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심각 단계 이상의 위기경보가 발령될 때는 전화나 화상 통화를 활용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로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되며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지면서 지난 3년간 닥터나우, 굿닥, 솔닥 등 30개에 이르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만들어졌다. 지난 1월 말 기준 총 1379만명이 2만5697개의 의료기관에서 3661만 건의 비대면 진료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의료 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전반적인 이용 만족도 역시 87.9%에 달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평가에도 오는 5월 비대면 진료는 불법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 예정된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긴급위원회에서 국제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가 해제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다음 달 초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비대면 진료가 가능했던 법적 근거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오는 6월까지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최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정부는 한시적 비대면 진료 성과를 토대로 국민 의료 접근성을 높이면서 일부 우려에 대해 보완 방안을 마련해 비대면 진료가 조속히 제도화되도록 의료법 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 범위 등을 두고 의료계와 의견이 엇갈리며 의료법 개정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의사단체와 일부 국회의원은 비대면 진료의 안정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만성질환 재진 등 제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비대면 진료가 불법이 될 경우 플랫폼 운영이 어렵게 돼 관련 업체들은 잇따라 고사 위기에 처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에 국민 4명 중 1명은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며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됐다"며 "하지만 현재 모든 업체들이 한시적 허용에 한해 서비스를 운영하는 입장이라 제도화가 아주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이용하는 환자의 99%가 초진환자라는 점에서 진료 대상을 재진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진료 대상을 재진환자로만 한정하면 결국 플랫폼 운영을 하지 말라는 것과 동일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비대면 진료에 대한 안정성이 수치로도 입증된 만큼 폭넓은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제도 마련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은 "현행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과 편익이 보건복지부의 데이터로 증명된 만큼 국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