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장면 처음봐"…19년만의 첫 전원위에 여의도도 '깜짝'

한상희 기자 2023. 4. 13. 15: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야 의원들, 비례대표 확대안·의원 정수 축소 놓고 백가쟁명식 주장 분출
전원위 마지막날엔 선거제도 전문가도 참석…"이례적" 이구동성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의원들 자리 곳곳이 비어있다. 2023.4.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 개편 방안을 논의하는 국회 전원위원회가 사흘간의 일정을 끝으로 13일 막을 내렸다. 전원위 개최는 2003년 이라크전쟁 파견 연장 동의안 논의 이후 19년 만이었다. 선거제도 개편 의제로는 헌정사상 최초였던 만큼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지난 10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열린 전원위에서 100명의 여야 의원들이 발언대에 나섰다. 국회의원 정수 축소와 비례대표 확대안을 놓고 여야는 팽팽히 대립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정수 축소와 비례대표 완전 폐지를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의원 정수를 늘리면서 비례대표 의석도 늘려야 한다고 맞섰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여론조사를 인용해 "비례대표 의석을 늘릴 게 아니라 오히려 줄여야 한다"며 "비례대표제 자체가 아예 폐지돼야 하고 현행 대통령 직선제 아래에선 소선구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지역구 수를 현행 253개에서 225개까지 28석을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비례대표제를 아예 없애자는 주장도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현행 비례대표 제도는 정치적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국회에서 반영하겠다는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양대 진영의 전사를 양성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운영되는 비례대표제를 아예 없애버리고 지역구 의석을 상당 부분 늘려 한 선거구에서 5명 이상 선출하자"고 주장했다.

현행 300명인 의원 정수를 줄이는 문제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70%가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여론조사가 있다"며 "현재 300석의 10%라도 줄여보자"고 제안했다. 반면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지금의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해 보려는 얄팍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전원위 마지막날(12일)에는 외부인이 회의장에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회법 151조에 따르면 의원과 국무위원 또는 정부위원, 그밖에 의안 심의에 필요한 사람과 의장이 허가하는 사람 외에는 회의장에 출입할 수 없다.

그런데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와 박병호 동국대 정치외교학 교수,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 교수,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 교수 등 선거제도 관련 전문가 4명이 전원위에서 참석한 것이다.

국회 의사국 관계자는 "여야 간사들이 의원 질의에 답변할 전문가를 섭외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이례적으로 외부인이 회의장에 들어오게 됐다"며 "본회의가 아니고 위원회 차원에서 전문가를 섭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에서 오래 근무한 이들은 이를 두고 "이례적인 일"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원위가 열렸던 2003년에도 전문가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19년만에 개최되는 전원위치곤 토론과 질의응답이 없이 의원들의 일방적인 의견 개진만 진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의원들조차 다른 주장을 펼치면서 시간이 갈수록 의원들의 참석률도 떨어지는 문제점도 노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선을 1년을 남두고 의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거제 개편을 두고 여야간 대화의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12년째 국회의원을 하면서 국회에서 이런 장면은 처음 본다"면서 "대정부질문이나 자유토론을 할 때 서로 야유하고 비방하고 고함 지르는 게 일상적으로 봐온 장면 아닌가. 그런데 사흘 동안에 정말 차분하게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여야 할 것 없이 각 의원들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건 처음 봤다"고 밝혔다.

민주당 출신인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전원위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다소 생소하고 낯선 방식의 전원위원회였음에도 의원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았고 경청해 준 의원들의 열기는 그 어느 회의보다 뜨거웠다"며 "정당과 정파의 이해에만 머물러 있던 선거제도 개편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다 함께 논의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angela02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