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41살’ 염기훈 팀이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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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수원의 주장 염기훈의 실력과 인기가 절정에 달하던 시기.
주장 염기훈의 맹활약 속에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5대 1 대승을 거둔 직후, 역시나 염기훈의 찬양 송이 빅버드에 가득 울려 퍼지자 당시 수원 소속이던 홍철은 시샘 가득 담긴 한마디를 던졌다.
41살,' 염긱스'에서 어느덧 '염노인'이라는 서글픈 별명을 안게 된 염기훈이 스무 살 차이 나는 신인 김주찬과 함께 시즌 첫 경기에 나선 그 날, 수원은 긴 부진을 씻고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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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수원의 주장 염기훈의 실력과 인기가 절정에 달하던 시기.
주장 염기훈의 맹활약 속에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5대 1 대승을 거둔 직후, 역시나 염기훈의 찬양 송이 빅버드에 가득 울려 퍼지자 당시 수원 소속이던 홍철은 시샘 가득 담긴 한마디를 던졌다.
"뭐, 수원은 염기훈 팀이냐?"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23년. 어느덧 41살, 플레잉 코치로 자신의 마지막 현역 시즌을 보내고 있는 염기훈은 홍철의 시샘이 아직도 통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아직도 염기훈 팀이다"
41살,' 염긱스'에서 어느덧 '염노인'이라는 서글픈 별명을 안게 된 염기훈이 스무 살 차이 나는 신인 김주찬과 함께 시즌 첫 경기에 나선 그 날, 수원은 긴 부진을 씻고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순간 스피드는 확연히 느려졌지만, 왼발과 볼 간수 능력만큼은 아직도 살아있음을 증명한 염기훈은 도움 2개를 올리는 등 맹활약하며 안산과의 FA컵 32강전, 팀의 3대 1 승리를 이끌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염기훈의 얼굴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나이는 속일 수 없다는 듯 염기훈은 이를 악물고 경기를 뛰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공식 경기를 풀타임 뛴 건 오랜만인 것 같은데, 솔직히 많이 힘듭니다. 근육 상태도 그렇고요. 80분 지나고 벤치에서 90분 다 뛰어야 한다고 이야기해서 이를 악물고 뛴 것 같아요. 마지막 10분은 어떻게 뛰었는지 모를 만큼 정신적으로도 힘들고요. 많이 힘드네요…."
평일에도 안산와스타디움 한쪽 면을 가득 채운 1,000여 명의 수원 팬들은 모처럼 염기훈 송을 부르며 염기훈의 플레잉 코치 데뷔전을 환영했다. 염기훈은 눈물을 흘릴 뻔했다며 여전히 자신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건넸다.
"오랜만에 응원가를 들어서 뛰어갈 때 살짝 울컥하기도 했는데 참았어요. 정말 기쁜 순간에 울어야지 오늘은 울면 창피할 거 같아서 참았어요. 저 자신한테도 아주 기뻤고 힘든 데 90분 뛴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경기였거든요. 팬들 응원 덕분에 한 발 더 뛰지 않았나 싶어요."
염기훈은 이번 시즌 교체 명단에도 한 번도 들지 못했을 만큼 그라운드 위에 있는 시간보다 벤치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일이 더 많았다.
염기훈에게 경기력보다 팀의 상징적인 존재로서의 선한 영향력을 기대하며 플레잉 코치를 제안했던 이병근 감독의 머리도 염기훈의 뜻밖의(?) 활약에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런 어려운 경기에서 어린 친구들과 같이 뛰며 이끌어 준 염기훈이 좋은 활약을 했다. 기훈이의 좋은 활약을 다른 선수들도 본받고 배울 점이 있다. 우리 팀에 더 좋은 영향을 줄 거로 생각한다"
"아직도 염기훈 팀이냐"라는 농담 섞인 말이 현재 수원이 처한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수원 팬들은 내심 "염기훈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믿음을 간직한 채 올 시즌도 염기훈 송을 부르는 일이 많아지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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