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이 포착한 '100마일 시대'...문동주 구속이 달랐던 이유 [와이파일]

김재형 2023. 4. 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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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문동주

한국인 투수 100마일(시속 160km) 시대를 열어 젖힌 KBO리그 한화 이글스의 특급 유망주 문동주 선수 영상을 자꾸 보게 됩니다.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꿈의 구속으로 불리는 시속 160km를 돌파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팬들의 열광 이면에는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느꼈던 아쉬움이 자리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당시 우리 대표팀은 무기력한 경기 속에 일본에 완패를 당했고, 시속 160km를 가볍게 넘기는 오타니 등 일본 투수들의 패스트볼은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문동주가 1회말 기아 박찬호를 상대로 던진 3구째 직구의 공식 속도는 시속 160.1km, 구장 전광판엔 159km가 찍혔습니다. 공식 구속으로 인정된 160.1km는KBO의 공식 기록통계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서 운영하는 '피치트래킹시스템'(PTS)으로 측정한 속도입니다. 피치트래킹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한국 선수가 시속 160km 이상을 찍은 건 한화 문동주가 처음입니다.

피치트래킹시스템 측정 기준으로 문동주 이전에 가장 빠른 공을 던진 국내 투수는 롯데 최대성으로 2012년 9월 7일 한화전에서 시속 158.7km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안우진이 지난해 9월 30일 SSG 랜더스 전에서 158.7km를 찍어 뒤를 이었습니다.

PTS 측정 기준 KBO리그 최고 구속
문동주 선수의 경기를 포함해 프로야구 중계방송을 보다 보면 피치 트래킹 시스템에 찍히는 구속과 전광판에 표시되는 구속이 다른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어제 경기만 해도 문동주 선수가 기아 박찬호 선수에게 3구째 광속구로 삼진을 잡았을 당시 전광판엔 시속 159km가 표시됐고, 중계 방송 화면 우측 하단에 표시된 구속(트랙맨 사용)은 161km, 그리고 KBO 공식 기록 통계 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서 사용하는 피치 트래킹 시스템엔 161km가 찍혔습니다. 왜 차이가 나는 걸까요?
전광판에 표시된 한화 문동주의 구속
먼저, 전광판에 표시되는 구속은 야구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스피드건을 사용해 측정한 속도입니다. 스피드건은 레이더를 사용하여 공의 속도를 측정합니다. 이 방식은 투구 도중 특정 지점에서의 공의 속도를 추정할 수 있지만, 투구 전체 경로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못합니다. 일반적으로 스피드건은 공이 투수 손에서 떠난 직후의 속도, 즉 초기 속도를 측정합니다.

반면, 피치 트래킹 시스템은 스피드건과 다릅니다. 레이더를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피치트레킹시스템은 고속 카메라와 레이더 기술을 결합해 공의 속도와 이동 경로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특정 지점만 측정하는 스피드건과 달리 피치트레킹시스템은 공의 속도 변화를 연속적으로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의 이동 경로, 회전수와 방향, 높이 등의 다양한 요소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피치 트래킹 시스템은 스피드건에 비해 훨씬 정밀하고 정확한 속도 측정이 가능하며, 투구 전체 경로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당연히 야구 전문가와 코치들에겐 스피드건 보다 피치 트래킹 시스템이 훨씬 더 유용한 투구 분석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중계방송사 자체 장비로 측정한 문동주 볼 스피드
피치 트래킹 시스템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볼까요. 피치 트래킹 시스템의 구속 측정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주요 요소를 포함합니다.

첫째 고속 카메라: 고속 카메라는 투구 동작의 초점을 맞추고, 공의 이동 경로와 속도를 정밀하게 추적합니다.이를 통해 공의 위치 및 속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둘째, 레이더 기술: 레이더 센서는 공의 속도와 이동 경로를 측정하기 위해 전파를 발사하고 반사되는 신호를 수신합니다. 이 방식은 공의 속도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셋째, 데이터 분석: 수집된 영상과 센서 데이터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분석됩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공의 속도, 회전, 이동 경로 등 다양한 측정치를 계산하고, 투수의 성능 통계 및 투구 분석 결과를 제공합니다.

피치 트래킹 시스템은 야구 경기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수의 투구 동작 분석을 통해 부상 위험을 감지하고, 효율적인 투구 동작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투수가 시속 160km의 공을 던졌을 때 타자에게(18.44m 기준) 도달하는 시간은 약 0.415초. 그야말로 눈 한번 깜짝하면 지나가 버리는 찰나의 순간입니다. 찰나의 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추적하는 기술의 발전 속에 투수들의 광속구 전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피치트래킹시스템 자료 사진
덧붙이기) KBO에 확인해보니 투수의 볼 스피드(구속)는 어떤 장비를 쓰든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문동주 선수의 160km를 측정한 스포츠투아이는 KBO의 공식 기록 통계 업체이긴 하지만, 기록 자체가 KBO 연감에 올라가는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메이저리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어떤 장비를 사용하든 환경에 따라 오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현재 기술력으로 정확한 구속에 가장 가깝게 측정하는 장비는 '호크아이'라고 합니다. 다만, 호크 아이는 비용이 비쌉니다. 그 다음이 최근 중계 방송사에서 많이 쓰는 '트랙맨', 이어 피치트래킹시스템(PTS)과 스피드건이 뒤를 잇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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