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마초 제한적 합법화 추진…1인당 최대 25g 보유 연내 허용

“처벌 강화 만으로 문제 해결 못해”
재배, 보유, 오락 목적 소비 길 열어
전문 상점 대신 ‘대마초 클럽’ 허용

쳄 외즈데마르 독일 농림장관(왼쪽)과 카를 라우터바흐 보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독일 정부가 1인당 대마초를 25g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연내 대마초의 제한적 합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dw)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 장관과 쳄 외즈데미르 독일 농림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마초 재배, 보유, 오락 목적의 소비를 허용하는 대마초 합법화 방안을 연내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라우터바흐 장관은 독일의 대마초 범죄화 정책은 실패했다면서 “우리는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당초 독일 정부는 지난해 10월 1인당 대마초 보유를 30g까지 허용하고 전문상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유럽연합(EU) 집행부와의 회담 이후 허용 수위를 낮췄다. 대신 대마초를 재배하고 판매할 수 있는 ‘대마초 클럽’의 설립을 허용할 방침이다.

각 클럽은 18세 이상의 회원을 500명 이하로 보유할 수 있고, 클럽은 회원에게 하루에 최대 25g, 한 달에 최대 50g의 대마초를 판매할 수 있다. 1g으로 만들 수 있는 대마초는 3대가량이다. 회원들은 또 한 달에 최대 3그루의 대마초를 개인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

각 클럽은 청소년 보호 및 중독 예방 담당자를 임명해야 한다. 학교와 유치원 근처에서 대마초를 흡연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독일 정부가 대마초 합법화에 나선 건 규제만으로는 통제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18살에서 64살 사이의 성인의 8.8%, 약 450만 명이 지난 1년 동안 최소 한 번 이상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럽국가들은 마약 범죄단체의 수익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마초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몰타는 EU 최초로 2021년 대마초 보유와 재배를 합법화했다. 몰타에서는 18세 이상 성인이 대마초를 7g까지 보유할 수 있고 1인당 대마 4그루를 재배할 수 있다. 룩셈부르크도 2021년 대마초 사용과 재배를 합법화했다. 이외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체코 등에서도 소량의 대마초 보유는 합법이다.

그러나 대마초를 합법화하면 결국 손쉽게 대마를 구할 수 있어 소비가 확산될 것이고, 대마 소비자는 결국 다른 강력한 마약에 손대게 될 거라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