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끼도 못 먹는데”…‘김일성 생일’에 동원된 北 주민들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3. 4. 1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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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2월 16일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2월 16일) 80주년을 축하하는 학생들의 야회 및 축포발사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북한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이틀 앞두고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끼 식량이라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강제로 행사에 동원되고 있어서다.

지난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최근 태양절을 앞두고 북한 주민들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태양절은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을 기념하기 위해 명절로 지정된 공휴일이다.

‘태양절’ 명칭은 김정일이 아버지인 김일성을 ‘민족의 태양’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이름붙인 것이다.

RFA는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태양절에 대한 주민들 불만이 높다”며 “당에서 전국 모든 단위와 기관, 공장, 기업소, 학생, 인민반 주민들에게 태양절 경축 분위기를 띄우는 행사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하달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RFA에 “요즘 중앙의 지시에 따라 모든 학생들과 주민들이 태양절 행사연습에 강제로 내몰리고 있다”며 “일반 주민들이 거의 식량 부족으로 인해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처지인데 무슨 이유로 김일성에 대한 충성을 노래하겠냐”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강제로나마 김일성 관련 노래를 불러도 실제 생각은 온통 가족의 생계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쏠려 있다”며 “노래경연은 비록 (지난) 12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진행되지만 노래연습을 하느라 보낸 한 달은 괴로움과 고통의 날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요즘 갑자기 닥친 이상기후로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중국발 황사에 찬바람까지 몰아치자 일부에서는 태양절을 저주하는 분위기까지 생기고 있다”며 “먹고 살기 어려운 판에 무슨 태양절이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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