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을 흑백TV로 만든 ‘대규모 황사’…한국과 일본까지 뒤덮어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가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도시 전역은 물론 한국과 일본까지 뿌옇게 뒤덮었다. 중국 하늘의 대기오염 지수는 이틀째 위험 수준을 기록 중이다.
13일 중국 서북부 사막에서 발원한 황사는 편서풍을 타고 양쯔강 이남까지 남하하면서 베이징 등 북부 지역 하늘을 뒤덮었다.
베이징시 환경보호 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베이징 전역의 공기질지수(AQI)는 최악인 6급 ‘엄중 오염’ 상태를 기록했다. 중국의 AQI는 우수, 양호, 약한 오염, 중급 오염, 심각 오염, 엄중 오염 등 6단계로 나뉜다.
베이징의 미세먼지(PM 10) 농도는 500∼700㎍/㎥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대기질 가이드라인’의 일일 평균 수치인 ㎥당 45㎍의 10배 이상이다.
이 때문에 베이징 거리는 아침부터 흑백 텔레비전을 틀어 놓은 듯 뿌연 회색빛으로 물들었다. 하늘은 물론 도심 아파트와 빌딩도 형태만 어렴풋이 보일 정도다.
최악의 대규모 황사가 닥친 이틀 전부터 중국 시민들은 외출할 때 마스크로 코와 입은 단단히 막았고, 일부 사람들은 고글을 착용하기도 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과 톈진을 비롯해 신장, 네이멍구, 간쑤 등 북부지역에 황사 청색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황사 경보는 청색, 황색, 오렌지색, 적색 4단계로 나뉜다.
기상대는 “운전자들은 가시거리가 짧은 만큼 속도를 줄여야 한다”며 “외출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와 스카프 등으로 코와 입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도 지난 10∼11일 중국을 강타한 황사의 영향으로 12일 전국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271㎍/㎥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13일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은 우리나라가 고기압 영향권에 놓이면서 지난 11일 오후부터 국내에서 관측되기 시작한 황사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공기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맴돌고 있다. 이런 상황은 14일 오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중국 북서쪽에서 (현재) 황사가 발원하는 모습은 위성영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라면서 “다만 14일부터 (국내로) 남서풍이 불면서 중국 화북지방 공기가 우리나라에 유입되기는 어렵겠으며 비도 황사를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일본도 수도 도쿄 등 도심 하늘이 짙은 황사로 뒤덮였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일본 북부와 서부 지역에 황사가 관측됐다. 도쿄에서 황사가 관측된 것은 2021년 5월 이후 2년 만이다. 도쿄뿐 아니라 삿포로, 니가타, 나고야, 오사카 등 다른 도시에서도 황사 관측이 발표됐다.
기상청은 황사가 목요일까지 일본 북부에서 서부에 이르는 넓은 지역을 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5㎞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예고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