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경이로움은 뒤뜰에도 있다"…신간 '이토록 굉장한 세계'

송광호 2023. 4. 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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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다양한 소리와 냄새, 맛, 진동,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이 광대무변한 세계의 극히 일부만을 인식한다.

코끼리의 초저주파 울음소리는 인간이 인식하지 못한다.

책은 시각이 아닌 후각으로 지형을 파악하는 새, 광자 하나의 통과를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한 털을 가진 귀뚜라미, 인간의 손끝보다 섬세한 돌기를 지닌 악어 등 우리의 직관을 벗어나는 수많은 동물을 통해 자연의 다양성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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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작가 에드 용 신작
코끼리의 코 [어크로스 제공. ⓒsheilapic.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지구는 다양한 소리와 냄새, 맛, 진동, 전기장과 자기장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이 광대무변한 세계의 극히 일부만을 인식한다.

가령 모기는 인간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냄새와 피부 향내를 맡을 수 있지만 생쥐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생쥐가 내는 찍찍 소리는 음높이가 높아 코끼리에게 들리지 않는다. 코끼리의 초저주파 울음소리는 인간이 인식하지 못한다. 이처럼 동물들은 각각 자기만의 독특한 감각 거품(sensory bubble)에 둘러싸여 있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 에드 용의 신작 '이토록 굉장한 세계'(원제: An Immense World)는 경이로운 동물의 감각세계를 포착한 과학서다. 책은 시각이 아닌 후각으로 지형을 파악하는 새, 광자 하나의 통과를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한 털을 가진 귀뚜라미, 인간의 손끝보다 섬세한 돌기를 지닌 악어 등 우리의 직관을 벗어나는 수많은 동물을 통해 자연의 다양성을 조명한다.

암본자리돔의 자연적 패턴은 자외선을 볼 수 있는 눈에만 보인다. [어크로스 제공. ⓒUlrike Siebeck. 재판매 및 DB금지]

책에 따르면 인간의 눈은 익히 아는 것처럼 두 개다. 그러나 자연에서 두 개의 눈은 표준이 아니다. 가리비의 눈은 200개나 된다. 수가 많다고 성능까지 좋은 건 아니다. 물체를 또렷하게 인식하지 못한 채 움직임만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거미는 진동과 촉각을 통해 세상을 인지하지만, 눈이 8개인 깡충거미는 시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중앙 눈은 패턴과 모양을 인식하고, 보조 눈은 움직임을 추적한다. 카멜레온은 앞뒤를 동시에 보거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두 개의 표적을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파리의 능력도 경이롭다. 파리의 좌우 더듬이는 0.1도의 온도 차도 감지할 수 있다. 그들은 최대한 쾌적한 환경을 찾기 위해 더듬이를 활용한다. 벌거숭이두더지는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을 줘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열세줄땅다람쥐는 우리가 고통스러워하는 저온에 둔감해 겨울철에 동면할 수 있다. 박쥐는 음파탐지기를 통해 세계를 인지한다.

이런 동물들의 희귀한 능력이 깊은 숲속에서만 발견되는 건 아니다. 우리 집 뒤뜰에도 자연의 경이는 존재한다. 그곳에서 벌은 꽃의 전기장을 측정하고, 매미충은 식물의 줄기를 통해 진동 멜로디를 보내며 새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꽃의 다양한 색깔을 볼 수 있다.

저자는 "삼라만상의 본모습은 겉보기와 다르며,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모든 것의 필터링된 버전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어 자연은 "어둠 속에 빛이 있고, 침묵 속에 소음이 있고, 무(無)속에 풍요로움이 있음을 일깨운다"고 곁들인다.

어크로스. 양병찬 옮김. 624쪽.

책 표지 이미지 [어크로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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