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몸값 8000억 전주페이퍼 내달 매각 재시동···이번엔 팔릴까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3. 4. 13. 14: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월 12일 예비입찰 진행 나설 듯
제지업체·대형 PEF 참여 검토 중
발전 자회사 분할 매각도 고려해
전주페이퍼
새 주인 찾기에 고심하던 종합 제지 기업 전주페이퍼가 체질 개선을 마치고 매각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전체 생산 지종에서 골심지 비중을 높이고, 열병합 발전 분야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등 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온 가운데 올해 새주인 찾기에 성공할 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주페이퍼 최대주주인 모간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이하 모간PE)는 매각 주관사 삼정KPMG, 삼일PwC와 오는 5월 12일 원매자를 대상으로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을 비롯한 국내외 제지 연계 기업과 국내외 대형 PEF들이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 모간PE가 보유한 전주페이퍼와 열병합 발전 자회사인 전주원파워 지분 전량(58%)이다. 잔여 지분을 보유 중인 신한대체운용은 모건PE이 지분을 매각할 시 동반매도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페이퍼의 매각가는 8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거론된다. 매도자 측은 전주페이퍼와 전주원파워의 분할 매각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65년 설립된 전주페이퍼는 국내 최대 신문용지 제조사다. 주력사업이던 신문지 생산이 급격히 줄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실적이 감소했지만 이후 폐지를 활용해 골판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성공하며 실적은 개선되는 추세다.

모간PE가 신한대체운용과 함께 전주페이퍼를 인수한 시점은 2008년이다. 노스케스코그로부터 회사를 약 8100억원에 인수해 15년째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다. 모간PE는 그간 여러번 매각을 시도했지만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2019년 공개매각을 추진하면서 의류 제조업체 세아상역을 비롯한 제지회사 한솔그룹, 골판지업체 태림포장 등이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매각은 불발됐다. 그 뒤에도 원매자를 접촉하며 매각을 타진했지만 정식으로 협상에 들어가지 못했다.

M&A 시장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모건스탠리PE는 전주페이퍼의 폐지 및 폐목재의 활용도를 높이고, 신재생 에너지 전문기업 전주원파워를 육성해 ESG 경영을 강화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며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제지 시장의 변화를 감지한 전주페이퍼는 핵심 사업인 신문 용지 대신 골판지 사업의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2018년 골판지 원지 생산이 가능하도록 기존 신문용지 생산 설비를 골심지 생산까지 가능하도록 개조해 생산량을 확대해왔는데, 코로나19 이후 택배 물동량이 늘어나 택배 박스에 사용되는 골판지 수요가 폭증하면서 안정적으로 시장에 자리매김하게 됐다. 2020년 4785억원 수준이었던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6655억원으로 40% 가까이 성장했다. 같은 기간 7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연 115억원 수준으로 개선됐다.

회사는 골판지 원지 생산량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4월 15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 초에도 약 150억원을 들여 국내 최대 규모의 원료 설비(펄퍼)에 투자했다. 이로 기존 골판지보다 가벼운 저평량 고강도 골판지 원지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해 골판지 원지 국내 수출 물량에서 전주페이퍼 제품은 55%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주페이퍼가 사용하는 원료의 90% 이상은 폐지를 재활용해 만들어지는만큼 환경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설비 투자로 전주페이퍼는 폐지 종이자원을 재활용해 하루 3000여톤의 제품을 양산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의 경우 연간 84만톤의 재활용 펄프를 생산했는데 이는 2000만그루 이상의 나무를 보전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발전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한 전주원파워를 통해 ESG 경영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전주원파워는 화석 연료가 아닌 폐목재, 폐가구 등 신재생 연료를 사용해 스팀과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전주원파워의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 자회사 전주파워는 매년 90% 이상의 가동률을 보이며 연간 약 30만톤의 이산화탄소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또다른 자회사 전주에너지 역시 폐목재, 우드칩 등 폐자원을 재활용해 폐목재고형연료(Bio-SRF)를 생산한다.

지역사회의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전주페이퍼와 계열사인 전주원파워는 2021년부터 전력 및 스팀 생산 과정에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100억원 규모의 탈질 설비를 각 공장에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전주제이퍼의 전주 공장은 환경청으로부터 7회 연속 녹색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전주페이퍼를 비롯해 페이퍼코리아도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제지업체들의 흥행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1944년 설립된 페이퍼코리아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지 회사로 전북 군산과 충북 청주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포장·신문용지를 만든다. 페이퍼코리아의 유암코는 지난해 9월 매각을 추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대농 컨소시엄을 선정했지만 지난달 협상이 결렬되기도 했다. 페이퍼코리아 역시 주력사업을 신문용지 제작에서 골심지 제작으로 전환 중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