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 질타에 정서 건드린 복지…삼성전자 '뒤숭숭' [산업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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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따뜻해진 날씨가 무색할 정도로 찬바람을 맞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삼성전자인데요.
철옹성 같던 1등 자리에서 결국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1분기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임금 협상까지 지지부진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논의 중인 복리후생 개편안을 일부 사내에 공개했다가 직원들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김완진 기자와 알아봅니다.
어떤 복리후생 안을 내놨길래 시끄러운 겁니까?
[기자]
이번에 논란이 된 건, 요즘 표현으로 '이게 실화냐' 싶으실 수도 있는데요.
직원 배우자가 사망했을 때 쓸 수 있는 조의휴가를, 기존 5일에서 10일로 늘리겠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상상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만으로도 직원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는데, 회사 측이 복리후생이라며 내놓은 카드라는 점에서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진 거냐는 성토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직원이 아닌 저희가 봐도 좀 황당한데, 내부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여러 삼성전자 직원들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전반적으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보시는 대로 "황당하다", "허울뿐이다"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현실적으로 극소수만 쓸 수 있는 복지가 아니냐는 이유에서 입니다.
삼성전자 사내망과 익명게시판에도, "선을 넘었다" "의견 낸 사람 신상을 밝혀야 한다"는 등 반발이 잇따랐습니다.
[앵커]
휴가가 늘어나니까 기계적으로 봤을 때 복지가 맞긴 하겠습니다만, 이건 사실 정서적 문제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휴가가 아무리 늘어도 가족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걷어낼 수는 없겠죠.
복지의 개념으로 보기에 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건데요.
직원 불만에 더 불이 붙은 배경이 또 있습니다.
이번 복리후생 개선안에 임금피크제 근무시간을 줄이고 임신기 단축근무를 늘리는 것에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쪼개쓸 수 있는 내용 등이 포함됐는데요.
지금 삼성전자 노사 임금 협상이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교섭의 핵심 쟁점인 임금 인상률이 아닌 부가적인 복지에 선심을 쓰고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앵커]
임금 인상률을 놓고는 입장이 어떻게 엇갈리나요?
[기자]
사측이 최근 노조에 올해 연봉 인상률로 기본급 2%, 성과급 2.1% 합쳐서 4.1% 인상안을 제시했는데요.
지난해 9% 인상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 직원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입니다.
오늘 임금단체 교섭을 벌이는데 얼마나 간극을 좁히고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앵커]
여러 가지로 삼성전자 공기가 무거울 것 같은데, 최근에 이게 진짜냐 싶을 만큼 실적도 부진했고 분사설도 흘러나오고 있잖아요?
[기자]
삼성전자가 1분기에 거둔 영업이익이 6천억 원입니다.
반도체가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줄었는데요.
현대차와 기아에는 크게 밀릴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LG 에너지설루션에도 밀렸습니다.
그간 지켜온 입장을 바꾸면서 감산, 즉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발표까지 해 더 눈길을 끌었는데요.
1등 산업, 1등 회사 자리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올 정도입니다.
[앵커]
뒤숭숭한 와중에 분사 소문까지 돌던데, 무슨 사업부고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의료기기사업부를 분사할 수 있다는 주장도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 노조가 사측을 만나 직원들이 분사 소문으로 불안해한다는 소식을 전달했는데, 사측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의료기기 사업부는 통상 연봉의 7%, 삼성전자 안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성과급을 받아 왔는데요.
분사설이 불거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삼성 자회사인 삼성메디슨도 의료기기를 만들고 있는데요.
의료기기 사업부는 엑스레이나 단층촬영 CT 기기,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기 사업이 주력입니다.
두 회사 사업 영역이 비슷해서 협력 시너지나 업무 효율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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