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이름만 '서금원'?…원장님 차는 '제네시스G80'

오서영 기자 2023. 4. 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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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민금융진흥원 최근 사회적 관심을 모은 소액생계비대출 등 서민들을 위한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원장 등 경영진들의 관용차를 최고급 모델로 교체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일인지 오서영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어떤 모델로 바꾸고 있나요? 

[기자] 

제네시스G80 전기차입니다. 

기존에는 현대차 카니발과 그랜저를 경영진들이 탔는데요. 

지난해 초 새로 부임한 원장의 차량을 기존에 있던 카니발에서 지난해 중순 제네시스G80 모델로 교체했습니다. 

또 올 초에는 감사의 차량을 기존 그랜저에서 같은 제네시스G80 모델로 바꿨고, 최근에도 입찰 공고를 내고, 부원장 차량도 같은 모델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앵커] 

기존 그랜저가 있었는데, 왜 이런 최고급 모델로 바꾸는 거죠? 

[기자] 

환경 관련 개정 시행규칙 시행에 맞춰 교체했다는 게 서금원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시행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전기차나 수소차를 운용해야 하는데요. 

이에 따라 기존 차량을 제네시스G80 전기차 모델로 순차적으로 바꿨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보다 앞선 지난해 6월에 현 원장의 차량을 기존 카니발에서 제네시스G80전기차 모델로 교체했습니다. 

한 달 뒤쯤에는 기존 본부장들 공용 그랜저 한 대의 렌트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조기 반납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위약금으로 약 88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앵카] 

법 시행이 지난해 말이라고 했는데, 굳이 위약금까지 내면서까지 조기 반납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서금원은 "해당 그랜저 차량을 잘 쓰지 않는데 계약을 유지하면 예산이 낭비돼 조기 반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원장 차량인 카니발은 1년 더 렌트 계약을 연장해 직원들 공용 차량으로 쓰고 있는데요. 기존 원장과 부원장, 감사의 차량인 카니발과 그랜저들이 제네시스G80라는 최고급 모델로 교체되면서 전체 렌트비는 늘어나게 됐습니다. 

[앵커] 

제네니스G80전기차는 국산 최고급 모델인데, 그럼 렌트비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 

한대당 3년간 7500만 원, 즉 매월 208만 원가량을 내야 하는데, 3대니까 한 달에 625만 원 정도가 나가는 셈인데요. 

기존 그랜저 3대 렌트비가 한 달에 약 260만 원이었으니까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G80 3대를 포함해 서금원 업무용 차량이 7대인데, 차량 임대 비용은 매달 900만 원, 연간 1억 원 정도가 됐습니다. 

[앵커] 

다른 친환경 차도 있는데, 왜 굳이 최고급 모델이어야 하는 건가요? 

[기자] 

국산 전기차 중에는 니로EV나 아이오닉 같은 모델도 있지만 임원 차량은 세단이어야 한다는 게 서금원 설명입니다. 

그래서 전기차 세단 중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 차량을 새로 임차할 때 수백만 원의 고급 옵션들도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다른 공공기관에 관용차 차량을 렌트해 본 현직 차량회사 관계자의 설명 들어보시죠. 

[현대자동차 판매직 관계자 : 기본 차량에 있는 옵션 외 추가로 더 고급스러운 옵션을 선택하시는 기관장님들이 계시죠. 제네시스 브랜드 자체가 고급 브랜드이기 때문에 기본 모델 타신다고 해서 불편할 상황은 없거든요. 조금 더 고급스럽게 꾸미시는 거죠.] 

[앵커] 

비용도 논란인데, 서금원은 세금이 아니라고 했죠? 

그럼 차량 임대료는 어떻게 마련돼야 하나요? 

[기자] 

서금원은 "관용차 운영비용은 자체 마련된 재원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대출 중계를 통해 금융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나 휴면예금 운영 수익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민들을 위한 공공 대출 보증료 수입이나 복권 기금들이 들어오지만, 서민대출 재원 등으로 활용할 뿐 운영비로는 쓰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서금원이 올해부터 기타 공공기관이 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금원은 지난 1월 '준정부기관'에서 '기타 공공기관'으로 변경됐습니다. 

기획재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자율성이 확대됐지만, 기관장이 꼭 최고급 모델을 타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서민 위해 대출해 주려고 만든 기관에서 제네시스 빌린 건 대단히 잘못됐다. 일반 국민들이 이용하는 차를 사야지 최고급 차를 주문하고 발주한다는 것은 최고경영자를 위해 준비한 건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에 대해 서금원은 다른 공공기관들도 타는데, 서민금융을 다루는 기관이라고 고급 세단을 탈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 고객인 서민들 눈높이에 맞을지는 생각해 볼 문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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