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 힘주는 건설업계…'안전·효율' 잡기 안간힘
모듈러·OSC→로봇·AI 투자 확대일로
안전문제·인건비·인력난 해소
"공장화·정형화·표준화 과제"
[더팩트ㅣ권한일 기자] 건설 자재값과 인건비가 치솟고 중대재해법에 따른 경영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건설사들이 현장 스마트화에 힘 쏟고 있다. 로봇과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발맞추고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도급순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 11일 '건설 로봇 분야 시스템 구축과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건설 현장에서 로봇 활용을 늘리고 안전·생산성을 위한 로봇 연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2020년 로봇 전문 조직을 편성해 자율주행 현장순찰 로봇과 무인시공 로봇 등을 내놓았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건설로보틱스 팀을 신설하고 현장 안전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로봇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업계 1·2위 기업간 로봇 연합체 구축은 타 업체들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다수 건설사들은 업황 악화와 원료 수급 문제 등 현안 대처에 분주하다"면서도 "리딩 기업들의 적극적인 신기술 투자는 자금력이 약한 업체들에게 압박과 자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중견 건설사 상당수가 BIM(건설 정보 모델링), 드론, 3D 프린팅, 모듈러 공법 등 신기술 적용에 나서고 있다. 동부건설은 '3년 연속 무사고' 행보를 잇기 위해 설계 과정에서 BIM으로 고위험 중장비 작업을 시뮬레이션하고 실제 시공 시, 드론으로 건축물 외부의 균열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반도건설은 건설 현장에 로봇 기반 3D 프린터를 투입했다. 먼저 서대구역 반도유보라 센텀 건설 현장 내 조형 벽체구조물과 화단, 벤치, 재활용처리장 등에 3D 기법을 적용 후 이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호반건설은 전반적인 업무 환경을 클라우드(인터넷 기반 데이터 활용)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현장에는 BIM 기술을 적용했다. 회사 측은 최근 협력사들에 배포한 'BIM 가이드'에 국내 최초로 CDE(공통 데이터 환경) 운용 기준을 명시한 바 있다.
건설소재 기업 삼표산업은 자사 레미콘 믹서트럭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인공지능(AI) 영상관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는 믹서트럭이 차선을 이탈하거나 보행자와의 접촉 위험에 놓이면 경고음을 울려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 시키는 게 핵심이다.
이외에도 건설업계에선 공기 단축 등 단기 주택 공급 확대와 안전성 확보를 위한 탈현장(OSC·Off Site Construction) 공법 개발과 적용이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모듈러 공법은 건물의 벽체·창호·배선·배관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 옮겨 조립하는 공법이다.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공법에 비해 공사 기간과 비용을 최대 절반 가량 줄일 수 있고 재설치와 재활용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현재 삼성물산과 DL이앤씨,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대형사를 비롯해 호반·반도·코오롱글로벌 등 중견사들도 모듈러 공법에 대한 연구·투자 비중을 늘리는 한편 국내외 전문기업과 업무협약을 잇달아 체결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의 이같은 신기술 도입 경쟁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안전 문제와 인력난, 인건비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산업의 정형화를 꾀하는 방안이라고 분석한다.
김우영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장 중심의 건설업은 타 산업보다 불확실성이 크고 생산성 측면에서도 불리하다"면서 "최근에는 인건비 상승과 기술인력 부족 등도 더해져 제조업과 같은 공장화·정형화가 요구되고 있고 모듈러와 OSC 등이 이와 관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 도입도 현장 안전관리에 그치지 않고 이용 범위를 넓힐 경우 현장 자체를 공장화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이는 현장 표준화와 생산성 향상 등 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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