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백가쟁명' 국회 전원위 종료…의미있는 선거제 개편 가능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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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편을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가 13일 끝났다.
나흘간 진행된 토론에는 모두 100명의 여야 의원이 발언에 나서 정치 개혁을 위한 개편의 방향과 내용에 관해 각자의 입장을 피력했다.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세 가지 개편안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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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선거제 개편을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가 13일 끝났다. 나흘간 진행된 토론에는 모두 100명의 여야 의원이 발언에 나서 정치 개혁을 위한 개편의 방향과 내용에 관해 각자의 입장을 피력했다.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가 열린 것은 2003년 '이라크 전쟁 파견 연장 동의안'에 대한 토론 이후 20년 만이다.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세 가지 개편안을 제시한 바 있다. 여야는 정개특위 안과 의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단일 개편안을 마련해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전원위를 소집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달 내에 결론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정치가 갈수록 퇴행하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근본적으로 선거 제도의 불합리성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승자 독식의 정치 구조, 상대의 실수에 기대 정권과 의석을 주고받는 거대 양당의 기득권 카르텔, 공천이 즉 당선인 지역 구도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정치 개혁은 요원한 일이다. 이를 단숨에 해소하기는 어렵겠지만 선거제 개편을 통해 정치 발전의 저해 요인들을 조금씩이라도 줄여 나가야 한다.
그런데 전원위 진행 과정을 보면 이번에 과연 의미 있는 개혁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국회 전체 의석의 3분의 1이 넘는 의원이 발언대에 섰으나 내용은 말 그대로 백인백색이었다. 전원위라는 말이 무색하게 찬반 토론이나 질의응답은 없었고, 일방적이고 산발적인 주장만 끊임없이 이어졌다. 비례대표 수 조정에 대해서는 여야 간 입장차가 드러났고, 중대 선거구 도입에 대해서는 같은 당내에서도 지역구에 따라 견해가 갈렸다. 정개특위 안을 쪼개 만든 수십 가지 조합이 난무한 가운데 그 간극이 너무 크고,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 합의 시도가 가능할지조차 의문이다. 내용과 형식이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국민의 관심은 멀어졌고, 의원들까지 힘이 빠진 모습이다. 첫날 회의 때는 130여명의 의원이 출석했으나 이후로는 참석자가 크게 줄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선거제 개편 논의가 또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유일하게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부분은 이미 여러 부작용이 확인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폐지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를 한데 모아 '장기 과제'로 넘길 경우 내년 총선 이후의 상황 역시 더 볼 것도 없다.
사표가 50%에 육박하는 현 선거제의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면 기득권 양대 정당의 적대적 공생은 불 보듯 뻔하고, 국익과 민생은 정쟁의 소모품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 자신을 대변할 의원이 없다는 것은 정치를 넘어 국가적 불안 요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초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이나 김 의장이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본격 진입하느냐 마느냐가 이번 정치개혁, 선거개혁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여야가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정작 결과물은 만들지 못한다면 국민들 볼 낯이 없을 것이다. 전원위 회의는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지만, 개최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이다. 100명의 의원이 나름대로 의견을 제시한 것 또한 합의를 위한 최소한의 토대는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야가 의지만 있다면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반영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민심을 두려워하는 자세로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합의를 꼭 이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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