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영화 보고 운 이하늬, 창피한가 싶기도"…이원석 감독, '킬링 로맨스' 이유 있는 광기(종합)

조지영 2023. 4. 1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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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원석(49) 감독이 세상에서 가장 신박한 영화로 용감하게 돌아왔다.

코미디 영화 '킬링 로맨스'(영화사 이창·쇼트케이크 제작)를 통해 8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 이원석 감독. 그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킬링 로맨스'의 연출 과정부터 실험적인 장르에 도전한 이유까지 모두 털어놨다.

섬나라 재벌 조나단 나(이선균)와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발연기 톱스타 황여래(이하늬)가 자신의 팬클럽 출신 사수생 김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킬링 로맨스'. 지금껏 본 적 없는 텐션의 코미디 영화로 한국 영화의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연출 데뷔작인 '남자사용설명서'(13)를 통해 자신만의 연출 색을 확실하게 펼친 이원석 감독은 사극 영화 '상의원'(15)을 거쳐 다시 코미디 장르로 회귀, 서스펜스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녹임과 동시에 더욱 과감하고 파격적인 B급 병맛 코미디로 세계관을 확장해 4월 극장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이원석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부터 호불호를 예측했다. 모두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했다.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선택이 너무 고마웠다.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외국에 이민을 가자는 이야기도 했다"며 "아내와 딸이 시사회에 와서 영화를 보고 이후 밥을 먹다가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싸워서 난감했다. 고등학교 1학년인 딸은 '킬링 로맨스'를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아내는 재미없다고 해서 싸웠다. 영화가 재미없다는 엄마에게 딸이 '꼰대 같다'라고 해서 싸우더라.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영화의 방향성을 알게 됐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본 관객이 물고 뜯는 영화다.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우리가 영화를 보고 서로 '이 영화는 어떻다' '이 장면은 좋지만 저건 좀 아니다' 등 영화 한 편을 두고 떠들지 않나? 어느 순간부터 그런 낭만이 없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하늬, 이선균을 캐스팅한 과정도 털어놨다. 이원석 감독은 "'킬링 로맨스' 캐스팅할 당시에 이하늬, 이선균에게 시나리오를 주긴 했지만 안 할거라 생각했다. 물론 우리는 처음 시나리오가 나왔을 때부터 황여래 캐릭터에 이하늬를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전달했다. 갇혀 사는 동화 속에 나오는 상징적인 캐릭터를 누가 연기할 수 있을까 싶었고 정극부터 코미디까지 갈 수 있는 스펙트럼이 필요했다. 뻔뻔하고 아름다움을 다 가진 배우가 누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하늬밖에 없더라. 그런데 또 예상외로 이하늬가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한시름 놨다. 시사회에서 영화 완성본을 본 이하늬가 갑자기 울어 우리 모두 놀랐다. 나와 이선균이 이하늬를 보며 '그렇게 이 영화가 창피한 거냐?'라며 농담하기도 했다. 군대 간 공명이 생각나서 울컥했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조나단 나로 파격 코미디에 도전한 이선균을 향한 애정도 특별했다. 이원석 감독은 "이선균에게 시나리오를 줬는데 하필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다고 하더라. 게다가 이선균은 아카데미 참석차 미국으로 떠나는 직전에 나와 만났다. 이후 '기생충'이 예상대로 정말 아카데미를 받았고 우리는 모두 이선균이 '킬링 로맨스'를 안 하겠다고 생각했다. 나조차도 '기생충'의 배우인데 '킬링 로맨스'를 굳이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았다. 원래도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가는 배우인데 '기생충' 이후 얼마나 많이 들어오겠나? 그런데 갑자기 '한다고 하더라. 마술 같은 일이 펼쳐졌다"고 곱씹었다.

그는 "내가 '킬링 로맨스'로 이선균을 캐스팅할 때는 '나의 아저씨' 때문에 온 세상이 난리 났을 때였는데 다른 캐릭터를 하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막상 출연을 결정한 이선균은 정말 열심히 했다. 현장에서 너무 창피해하면서도 정말 열심히 한다. 나중에는 우리가 시키지 않았는데 혼자 신나서 하더라. 그게 이선균의 매력이다"며 "조나단 나는 이선균의 페르소나인 것 같다. 밤새 캐릭터를 연구해올 정도로 배우 중 가장 즐겼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장발을 촬영 한 달 전부터 유지하더라. 우리 모두 굳이 저럴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킬링 로맨스'는 이하늬, 이선균, 공명이 출연했고 '상의원' '남자사용설명서'의 이원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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