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 허수봉 “다음 시즌은 무조건 우승, 이왕이면 현대캐피탈”[스경X인터뷰]

심진용 기자 2023. 4. 1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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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허수봉이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시상식 전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리빌딩의 완성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했던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의 올시즌은 아쉬움으로 끝났다. 챔프전에서 한번을 이기지 못하고 시리즈 전적 0-3으로 대한항공에 우승을 내줬다. 그러나 그속에서도 토종 아포짓 허수봉의 활약은 빛났다. 매경기 팀 최다 득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전광인의 부상 이탈과 오레올의 부진 속에서도 팀 공격을 이끌며 최강 대한항공에 맞섰다. 현대캐피탈 리빌딩의 핵심에서 이제는 팀과 국가대표 주포로 떠오른 허수봉을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2022~2023 V리그 시상식 전 만났다.

허수봉은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부터 ‘미친 활약’을 이어갔다. 챔프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플레이오프 1~3차전 도합 공격성공률 53.4%로 62득점을 했고, 챔프전 세 경기에서는 공격성공률 50.9%로 60득점을 했다. 그럼에도 웃을 수는 없었다. 벼랑 끝 반격을 노렸던 챔프전 3차전, 두 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결국 이기지 못했다. 2차전에서는 마지막 3세트 승부처에서 연속 범실을 범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허수봉은 “결국 공 1개 차이인데 그게 안 잡히더라”며 “우승을 하려면 공 하나하나 더 신경을 써야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허수봉은 2016~2017시즌 데뷔와 함께 현대캐피탈의 미래로 눈도장을 받았다. 3년차 시즌 플레이오프 중 부상 당한 외국인 주포 파다르를 대신해 아포짓으로 활약하며 ‘허다르’라는 별명과 함께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상무 제대 이후로는 확고부동한 팀의 주포로 자리매김했다. 2년간의 리빌딩을 마무리짓는 올시즌, 허수봉은 “이제는 네가 에이스”라는 최태웅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시즌이 진행될 수록 공격 위력이 더해졌다. 5라운드 한때 팀의 1위 도약을 이끌며 라운드MVP로도 선정됐다. 허수봉은 “시즌 초에는 허리가 좋지 않아서 자신감도 좀 떨어졌는데, 허리 상태가 괜찮아지고 세터 (이)현승이하고도 잘 맞기 시작하면서 기록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 “2시즌 리빌딩 하면서 힘들었지만 경험도 많이 쌓았고, 그런 면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시상식 전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허수봉은 이번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선수 자격을 얻었다. 국내 몇 안되는 ‘토종’ 아포짓으로 군 문제까지 해결해 일찌감치 최대어로 지목받았다. 다음 시즌 우승을 노리는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도 놓칠 수 없는 자원이다. 프로 선수에게 FA는 늘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허수봉도 데뷔 때부터 함께 한 현대캐피탈에 대한 애착이 작지 않다.

허수봉은 프로 첫 FA를 맞아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면서도 조심스럽게 “가능하다면, 다음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팀에 기량 좋은 어린 선수들이 정말 많다”며 “팀워크만 좀 더 좋아진다면, 현대캐피탈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포짓으로 리그 베스트7에 들고 싶다는 욕심도 밝혔다. 그는 “솔직히 ‘상도 못받는데 시상식엔 왜 왔나’하는 생각도 조금은 든다”면서 “다음 시즌에는 더 열심히 해서 베스트7에 오르고 싶다. 새로 정장 맞춰 입고 오겠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국내 선수가 아포짓으로 V리그 베스트7에 오른 건 남녀 통틀어 2016~2017 시즌 문성민(현대캐피탈)이 유일하다.

챔프전 후 짧은 휴가를 보내고 있는 허수봉은 다음달 초 소집되는 대표팀 훈련에 나선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허수봉은 “남자배구 인기가 오르려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며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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