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아이까지 공습에 희생”…‘악화일로’ 미얀마

오승목 2023. 4. 1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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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저항 세력을 향한 군부의 무자비한 공격은 지금도 이어져, 최근 한 마을은 대규모 공습을 당했는데요.

축제 기간이라, 어린이와 여성 상당수가 피해를 보았습니다.

친절한 뉴스, 오늘은 오승목 기자가 해외 소식을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그제였죠, 미얀마에서 정부가 자국민을 향해 무차별 공습을 하는 만행이 벌어졌습니다.

어린아이까지 수십 명이 희생됐는데요.

먼저, 현지 영상부터 보시겠습니다.

마을이 불타, 집은 형체를 잃고 앙상한 뼈대만 남았습니다.

숨진 주민들의 시신은 곳곳에 방치돼있는 참혹한 현장.

미얀마 중부 사가잉주 칸발루 지역입니다.

정부군의 전투기와 공격 헬기 공습으로 숨진 주민만 최소 53명이라고 영국 BBC 등이 보도했습니다.

현지에선 백 명에 육박한단 말이 나올 정도로, 희생자는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설날'에 해당하는 '띤잔 축제 기간'이라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나눠 먹고 있었습니다.

희생자 30여 명이 아동이나 여성들인 이윱니다.

[마을 주민/'미얀마나우' 뉴스 인터뷰 : "(공습 후 돌아와 보니) 5살에서 6살 아이들이 포함된 시신들이 여기저기 몰려 있었습니다."]

아웅 산 수 치,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가로 유명하죠.

2020년 11월 8일, 아웅 산 수 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총선에서 압승합니다.

문민정부의 탄생으로 기득권을 뺏길 위기에 놓인 군부가 이에 불복하며 쿠데타를 일으켰고, 이후 반대 세력 탄압이 시작됐습니다.

이런 상황이 2년 넘게 이어지며 희생자가 3천 명이 넘는다는 조사도 나왔습니다.

반군부 세력이 게릴라식으로 정부군을 공격하면, 정부군은 민간인에게 보복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정부군 사령관이 저항 세력에게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 뒤 민간인을 향한 공습은 심해지고 있습니다.

[필 로버트슨/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디렉터 : "국제사회는 계속해서 (비난) 성명을 발표하고 있지만,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그것이 그저 성명일 뿐이라는 것을 이미 알아차린 것이죠."]

도시에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외출하지 않고 집에 머무는 '침묵 시위'로 군부에 항의하는가 하면, 청년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시위에 나섭니다.

["국민과 평등을 위해 희생하고 죽어간 시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 대회에선 양곤대 학생 '한 레이'씨가 소신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 레이/미스 그랜드인터내셔널 미얀마 : "지도자는 이기심과 권력을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왜 무고한 여성과 아이들이 죽어야 합니까."]

지금 보시는 게 미얀마 지도입니다.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보다 6.5 배 크지만, 도시 면적은 국토의 35%에 불과합니다.

도시 거주 인구는 전체의 18%에 그칠 정도로, 국민 대다수는 경제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최빈국입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시국에 쿠데타까지 일어나면서, 경제 전반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화폐 가치가 폭락하면서 2년 만에 기름값은 3배, 쌀값은 2배가 올랐습니다.

실업자가 급증해 생계가 어려워지다보니, 중범죄가 늘어나고 국민 삶은 나락으로 떨어졌는데요.

군부는 국민들이 나라를 떠나지 못하도록 지난 1월부터 여권 발급을 아예 중단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당시 2년 뒤 재총선을 통해 권력을 민간에 이양하겠다 약속했습니다.

이제 약속한 2년이 넘었는데요.

정치 상황이 안정되지 않았단 핑계로 '비상사태'를 6개월씩 연장하는 등 집권 장기화를 굳혀가는 모양샙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오승목 기자 (o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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