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명가 막내' 엔믹스, 삼수 끝 성공 궤도 안착

김현식 2023. 4. 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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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엑스페르고'로 3번째 활동
음반·음원 분야 커리어하이 달성
'러브 미 라이크 디스' 멜론 톱10
급작스럽 멤버 탈퇴에도 팬덤 굳건
5월부터 첫 해외 쇼케이스 투어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걸그룹 엔믹스(NMIXX·릴리, 해원, 설윤, 배이, 지우, 규진)가 3번의 도전 끝 성공궤도에 올랐다. 새 앨범으로 음반과 음원 분야에서 모두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4세대 걸그룹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 키웠다.

엔믹스는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가 지난해 2월 론칭한 팀이다. 원더걸스, 미쓰에이, 트와이스, 있지 등을 키워낸 ‘걸그룹 명가’ JYP 소속 신인이라는 점에서 데뷔 전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팀명과 멤버 면면이 공개되기 전부터 데뷔 싱글 한정반 음반의 선주문량이 6만장을 돌파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커다란 주목을 받으며 출격한 엔믹스는 신인 그룹임에도 음반 분야에서 선전하며 팬덤력을 과시했다. 써클차트 연간 앨범 차트(2022년) 기준으로 각각 지난해 2월과 9월 발매한 싱글 ‘애드 마레’(AD MARE)와 ‘엔트워프’(ENTWURF)는 49만여장과 56만여장을 기록했다. ‘엔트워프’의 경우 신드롬급 인기 광풍을 일으킨 뉴진스의 데뷔 미니앨범 ‘뉴진스’(New Jeans, 53만여장) 보다도 판매량이 높았다.

하지만 음원 분야에서는 높았던 기대감을 충족시킬 만큼의 두각을 드러내지 못해 대중적 인지도와 파급력이 떨어졌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데이터 기준으로 ‘애드 마레’와 ‘엔트워프’ 타이틀곡 ‘O.O’와 ‘다이스’(DICE) 일간 최고 순위는 90위와 50위다. 에스파, 아이브, 뉴진스, 르세라핌 등 경쟁 구도에 있는 팀들이 음원차트 최정상 고지에 올라봤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엔믹스는 3수 끝 숙원을 풀었다. 이들이 지난달 20일 발매한 첫 번째 미니앨범 ‘엑스페르고’(expergo) 타이틀곡 ‘러브 미 라이크 디스’(Love Me Like This)는 서서히 순위가 오른 끝 멜론 일간 톱10에 안착했고, 최고 순위 9위까지 찍었다. 이 가운데 선공개곡 ‘영, 덤 스투피드’(Young, Dumb, Stupid)도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30위권대 순위를 유지 중이다. 선공개한 수록곡이 이전 싱글 타이틀곡들 보다 성적이 좋다.

엔믹스의 음악 정체성은 믹스팝(MIXX POP)이다. 믹스팝은 2가지 이상의 장르를 한 곡에 엮은 팝 스타일 음악이라는 뜻이다. ‘O.O’는 발리 펑크, 틴에이지 팝 록, 트랩 요소를 엮어 만든 곡이었고, ‘다이스’는 재즈, 트랩, 팝, 힙합 등을 조합한 곡이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러브 미 라이크 디스’ 역시 스트릿 바이브의 바운시 랩과 R&B 스타일 보컬을 결합한 믹스팝인데 대중성에 초점을 둔 곡이라는 점이 이전 활동곡들과의 차이점이자 주목 포인트다. 동반 인기몰이 중인 ‘영, 덤 스투피드’의 경우 아예 힙합 비트에 동요 샘플링 구간을 가미해 대중성을 극대화했다.

엔믹스는 컴백 언론 쇼케이스 당시 “엔믹스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으면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으로 컴백했다”고 강조했는데 그 선택이 제대로 먹혔다. 이 가운데 비록 히트곡은 없었지만 데뷔 활동 때부터 라이브 실력이 뛰어난 팀으로 평가받은 점이 신곡들의 인기 상승세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뷔 후 처음으로 음원차트에서 존재감을 내뿜는 데 성공하면서 존재감을 키운 엔믹스는 초동 판매량(발매 후 일주일 간의 음반 판매량)만으로 음반 판매량 커리어하이까지 찍으면서 기쁨을 배로 늘렸다. 한터차트 집계 기준으로 ‘엑스페르고’ 초동판매량은 63만여장으로 집계됐다. 이에 더해 엔믹스는 이번 앨범으로 데뷔 후 첫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 순위권 진입(4월 8일자 122위)이라는 성과도 달성했다.

컴백 전 급작스럽게 멤버가 이탈하는 악재를 겪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이번 커리어 하이 달성에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앞서 JYP는 지난해 12월 멤버 지니가 개인사정으로 엔믹스에서 탈퇴하고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해 팬들의 걱정을 샀다. 엔믹스가 경쟁 그룹들에 비해 성장 속도가 더디다는 시선을 받던 상황에서 멤버 탈퇴라는 악재까지 맞아 우려 시선이 짙었다.

다행히 팬덤은 굳건했다. 멤버 해원은 컴백 언론 쇼케이스에서 관련 물음이 나오자 “팬분들은 (인원 변화와 관계 없이) 엔믹스의 매력을 사랑해주시고 앞으로도 응원해주실 거라고 믿고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았따. 엔믹스는 이번 앨범 활동으로 그 우려 시선을 말끔히 털어내며 가벼운 마음으로 성장곡선을 그려갈 수 있게 됐다.

엔믹스는 오는 5월부터 첫 해외 쇼케이스 투어 ‘나이스 투 믹스 유’(NICE TO MIXX YOU)에 나선다. 이를 통해 시애틀, 산호세, 로스앤젤레스, 댈러스, 휴스턴, 애틀랜타, 워싱턴 D.C., 브루클린 등 북미 지역과 태국 방콕,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을 돈다. 성공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펼치는 투어인 만큼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엔믹스가 4세대 걸그룹 톱티어 반열을 향해 달리는 길에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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