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견제에 반도체 기술 매우 중요… 한국 등과 협력 수출통제 적극 나설 것”

젱킨스 국무부 차관 강조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국무부는 12일 “국제안보를 위해 첨단반도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기술은 없다”며 대중 견제를 위한 수출 통제에 한국 등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대중국 견제가 필요한 이유로 중국이 첨단반도체를 대량파괴무기(WMD) 개발, 시민 감시 등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보니 젱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이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주최한 ‘제4회 한반도 안보 서밋’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군사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첨단기술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국제안보의 미래에 있어 첨단반도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기술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안보 우려를 관리하고 완화하기 위해 수출 통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파트너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 중국이 기술, 특히 첨단반도체를 군사력 강화와 인권침해에 활용하는 것을 막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젱킨스 차관은 중국의 국방 부문과 민간 부문 경계가 모호하다며 첨단반도체를 무기체계 개발, 핵폭발 모델링과 미사일 모의실험 등 WMD 프로그램, 시민 감시를 통한 인권침해 등에 전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젱킨스 차관은 전략기술 경쟁 시대에 중국의 첨단반도체 확보를 막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520억 달러(약 69조 원)를 반도체 제조·기술개발 등에 지원하는 반도체법을 거론했다. 그는 “미국 같은 국가조차 필요한 모든 것을 자체 생산할 수 없다”며 “미국은 동맹·파트너들과 협력해 공급망을 확보하고 경제성장, 국가안보, 민주주의 가치를 촉진하는 미래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젱킨스 차관은 또 인공지능(AI)은 여러 용도 기술이라 전통적인 군비통제가 쉽지 않지만, 규범 제정과 신뢰 구축 등 유연한 접근을 통해 군사용으로 남용될 우려를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