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벌써 30조…올해 예상 적자 절반

2월까지 국세수입 15.7조 급감

경기침체로 올 2월까지 세수가 16조원 가까이 줄면서 두 달 만에 재정적자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당초 정부가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예상했던 연간 재정적자 58조원의 절반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4월호)에 따르면 올 들어 2월말 누계 총수입은 국세·세외수입이 동반 감소함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16조1000억원 줄어든 90조원에 머물렀다. 이 가운데 세금을 통해 거두어들인 국세수입은 2월까지 54조2000억원에 머물러 전년동기 대비 15조7000억원 줄었다. 역대 최대 감소 규모다.

정부는 코로나 관련 세정지원 이연세수 감소 등에 따른 기저효과(-8조8000억원)를 고려할 때 실질적인 세수 감소액은 6조9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 악화, 자산시장 침체, 소비 둔화를 감안할 때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목에서 세수 부진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예산에 대비한 세수 부족액이 2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재정적자가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재정수지가 올 1월 흑자에서 2월 적자를 기록하는 등 월별로 변동하기 때문에 연간을 추정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국세 등 수입은 GDP 성장률과 연계되는데, 세계 경제 전망도 엇갈리는 상황이라 더욱 예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올 2월까지 세외수입도 5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올해 한국은행 잉여금 정부납입금이 작년에 비해 3조7000억원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금수입은 자산운용수입 증가(1조7000억원) 등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3조1000억원 증가한 30조3000억원이다.

2월 누계 총지출은 6조6000억원 줄어든 11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산 부문에서는 기초연금(4000억원)·부모급여(4000억원) 지원 증가, 지방소멸대응 특별양여금 신속교부(1조원) 등으로 3조9000억원 늘었다. 기금 지출도 지난해 소상공인 지원 등 기저효과로 10조4000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월 누계기준 24조6000억원 적자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폭이 9조5000억원 확대됐다. 여기에서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해 실질적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30조9000억원 적자로, 전년대비 적자폭이 10조9000억원 확대됐다.

앞서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가 58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세수 급감에 따른 총수입 감소로 2월에 이미 올해 예상 적자의 절반을 넘어 향후 재정 운용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는 국가채무로 이어져 2월말 현재 중앙정부 채무는 작년 말(1033조4000억원) 대비 27조9000억원 늘어난 1061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부족한 나라곳간을 채우기 위한 채권 발행도 늘어나 올 1~3월 국고채 발행량은 46조원으로 연간 발행한도의 27.4%에 달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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