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RM, 파운드리 동침…"삼성전자 추월 목표"

인텔 18A 공정 활용한 모바일용 반도체 생산…협력 분야 자동차·IoT·항공우주 등 확대 예정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인텔 18A 공정 활용한 모바일용 반도체 생산…
협력 분야 자동차·IoT·항공우주 등 확대 예정

미국 인텔이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깜짝 발표했다.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 등 아시아 업체가 장악한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을 공략하고자 과거 경쟁 구도에 있던 양사가 '적과 동침'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2021년 팻 겔싱어는 인텔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뒤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텔은 이날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와 ARM과 협력해 인텔의 18A 공정을 활용한 모바일용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인텔의 18A 공정은 1.8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해당한다. 양사는 협력 초반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설계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나 이후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센터, 항공우주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겔싱어 인텔 CEO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면서 컴퓨팅 성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은 최첨단 모바일 기술 중심 설계에 대한 옵션은 제한적이었다"면서 "인텔과 ARM의 협력은 IFS의 시장 기회를 확대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개방형 공정 사용을 원하는 모든 팹리스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ARM의 르네 하스 CEO는 "컴퓨팅과 효율성에 대한 요구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우리는 새로운 차원에서 혁신할 필요가 있다. 양사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차세대 제품을 위한 중요한 파운드리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이번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협력으로 ARM 고객은 인텔의 18A 공정 기술과 미국 및 유럽에 기반을 둔 IFS의 견고한 제조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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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인자' 삼성 겨냥…파운드리 시장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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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와 주요 외신은 양사의 이번 협력 발표를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는 "인텔은 오랫동안 PC, 노트북을 위한 세계 최고의 프로세서를 만들었지만, 휴대전화, 태블릿, 스마트 스피커와 같은 IoT 디바이스에 사용되는 저전력 경량 반도체 분야에서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다"며 이번 ARM과의 협력이 인텔의 이런 약점을 보완해줄 것이라고 짚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 내 인텔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인텔이 이번 ARM과 협력으로 모바일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TSMC와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준까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RM은 모바일용 반도체 설계 디자인에 특화된 지적재산권 기반 기업으로, 관련 시장의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애플·퀄컴·삼성전자 등은 ARM의 반도체 디자인을 구매해 자사에 맞는 반도체를 재설계해 판매하고 있다.

미국 IT매체 윈도우센트럴은 "인텔 IFS의 목표는 수익 기준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파운드리가 되는 것, 즉 현재 2위인 삼성전자를 끌어내리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ARM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과의 협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FS는 오는 2024년부터 인텔 18A, 인텔 20A(2나노급) 등의 공정을 시작해 TSMC와 삼성전자 등 기존 파운드리 업체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8.5%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15.8%), UMC(6.3%), 글로벌 파운드리(6.2%), SMIC(4.7%)가 그 뒤를 이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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