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국민 인기 스포츠로 도약의 첫발을 내딛다
해남 우슬체육공원 7일간 열전
국내대회 첫 장학금 준 헤럴드배
협회, 저변 확대 일반인으로 확장
5월엔 뚝섬서 생활체육대회 열려
“옆으로 돌아야지! 어깨를 빼라고!”“잘하고 있어, 조금만 더 침착하게 가자!” 유채꽃이 만개하고 봄이 완연하게 온 지난 10일 전라남도 해남, 그 곳 한 켠 에서는 땀과 열기로 뜨거운 현장이 있었다. 앳된 얼굴이지만 다부진 근육을 자랑하는 청소년들이 내뿜는 열기와 응원의 소리로 가득한 이 곳은 해남의 스포츠 메카, 해남 우슬체육공원.
육상 트랙과 천연 잔디구장을 갖춘 우슬경기장을 중심으로 약 10분 이내 거리에 24개의 각종 운동시설이 집약된 이 곳. 그 중에서도 전국 단위 경기들이 열리는 메인 시설인 ‘우슬 체육관’에서 제1회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배 전국레슬링대회(이하 헤럴드 배)가 개최됐다.
사단법인 대한레슬링협회와 전라남도 레슬링협회가 주최 및 주관하고 ㈜헤럴드(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와 해남군이 후원한 이번 대회는 지난 4월 5일부터 11일, 7일간 개최됐다. 초등·중등·고등부 등 레슬링 꿈나무는 물론, 대학·일반부 등 전국의 약 1000여명의 선수와 지도자들이 각자의 기량을 맘껏 펼쳤다.
코로나19에 대한 각종 제한조치가 완화된 후 열린 이번 대회는 특히 ㈜헤럴드가 중·고등부 체급별 우승자들에게 총 3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는 국내에서 열린 학생 레슬링 대회 사상 처음으로 우승자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이다.
김연만 대한레슬링협회 사무처장은 “이번 헤럴드 배를 통해 장학금 제도를 처음 시도했다”며 “금액 자체도 의미 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해 기량을 펼쳐,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또 다른 의미와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마치 축제와 같이 경기 자체를 즐기는 것이었다. 매번 경기가 끝나고 승과 패가 명확히 갈리는 순간, 승자도 패자도 서로를 격려하고 포옹하는 장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또한 전국 대회라는 부담감이 있을 법 하지만 본인들이 연습했던 기술을 과감하게 시도하고 기술이 성공했을 때는 응원하는 동료들의 함성은 물론 손을 번쩍 들며 자신감을 맘껏 드러내는 선수들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박현서 광주 남구청 레슬링팀 감독은 “과거 레슬링 대회에서는 과열된 승부욕으로 인해 지도자는 물론 선수들이 거친 말을 하거나 판정에 불만을 크게 드러내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헤럴드 배 대회에서는 젊은 청소년 선수들이 대회를 즐기며, 그 저변에 자리한 승부욕을 긍정적으로 발산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계체량부터 결승전까지 하루에 우승자가 결정되는 대회 인만큼 매일 시상식이 열렸는데, 단상에 오른 선수들 모두가 메달과 함께 값진 성과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대한민국 레슬링을 대표하는 선배 지도자들이 메달을 직접 걸어주며 격려를 해주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지난 10일 열린 중·고등부 시상식에는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7kg급 금메달 리스트인 안한봉 삼성생명 감독이 직접 시상에 나서 후배들을 한 명 한 명 격려하기도 했다.
김연만 사무처장은 “최근 레슬링협회는 저변 확대를 위해 일반인 대상 다양한 콘텐츠는 물론, 특히 선수들의 동기부여 및 운동 여건 개선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이런 협회의 목표에 창사 70주년을 맞은 ㈜헤럴드가 공감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실제 레슬링 협회는 최근 대중을 향해 다양한 이벤트와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인 ‘대레비전 TV’를 개설, 선수들의 인터뷰는 물론 화려한 레슬링 기술, 선수들이 실제 즐겨하는 운동법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전하고 있다. 이번 헤럴드 배 대회에서도 진형균 한국조폐공사 레슬링팀 감독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생중계 해설에 나서며 경기장의 열기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OTT플랫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피지컬100’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장은실, 남경진 선수 등을 출연 시키며 대중적 언어와 눈높이로 일반인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오는 5월에는 한강 뚝섬에서 대한민국 대표와 프랑스 레슬링 대표팀 간의 특별 이벤트 행사를 포함한 생활체육 레슬링대회도 계획중이다. 이처럼 협회가 다양한 활동에 나서는 이유는 과거 엘리트 체육으로서 올림픽 등 순간적인 관심사에 집중되던 레슬링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함으로 보인다.
조해상 대한레슬링 협회 회장(부어치킨 회장)은 “과거 영광스러운 선배들의 역사와 기록은 물론, 향후 대중과 더욱 가깝게 호흡하며 국민들의 인기 스포츠로 레슬링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특히 최근 서울시 교육청과 업무 협약을 통해 레슬밴드(레슬링 동작을 기초로 하는 생활 체육 경기)를 올해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자율종목으로 지정하는 등 저변 확대에 나서기도 했으며, IBK 기업 은행은 유소년 선수 지원이라는 뜻 깊은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제1회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배 전국레슬링대회 역시 장학금 지원 등 유소년들에게 의미 있는 대회가 됐다. 앞으로도 협회는 국가대표는 물론 유소년의 활성화가 우리 레슬링의 미래라는 점을 더욱 강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상범 기자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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