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北미사일 레이더서 사라져"…자민당 "J얼럿 혼란 경위 검증해야"

박준호 기자 2023. 4. 1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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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30분 도 안 돼 훗카이도 일대 미사일 대피 경보 취소
버스, 전철, 항공기 운행 중단, 지연 등으로 시민 피해

[요코하마=AP/뉴시스]13일 일본 도쿄 남쪽 요코하마에서 한 TV가 일본 주민들에게 J얼럿(J-Alert) 또는 국가 조기 경보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이 이날 한반도와 일본 사이 해상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일본은 훗카이도 주민들에게 예방 차원에서 대피령을 내렸다. 이후 일본 정부는 분석 결과 홋카이도 인근에 미사일이 상륙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미사일 경보를 수정하고 철회했다. 2023.04.13.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북한이 13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훗카이도 지역에 경보를 발령했다가 취소한 것을 놓고 일본 내에서는 혼란이 가중됐다.

일본 공영 NHK 등에 따르면 방위성은 13일 오전 7시26분께 북한에서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 발사됐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오전 7시56분께 미사일 발사 정보 전달 시스템인 엠넷(Em-Net)을 통해 정보를 발신해 "방금 발사된 미사일이 오전 8시경 홋카이도 주변에 낙하할 것으로 보입니다. 홋카이도에서는 즉시 건물 안이나 지하로 대피하십시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추가 정보 수집을 통해 북한 미사일이 훗카이도 및 주변에 낙하할 가능성이 없다고 경보를 정정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8시16분 미사일 발사 정보와 관련해 엠넷(긴급정보네트워크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발신하면서 "오늘 7시55분 J얼럿, 7시56분 엠넷에서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 중 하나가 홋카이도 주변에 낙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그후, 정보를 확인한 결과 해당 미사일에 대해서는 홋카이도 및 그 주변에의 낙하 가능성이 없어진 것이 확인되었으므로 정정하겠습니다"라며 기존 발령 경보를 취소했다.

방위성도 이날 오전 8시45분께 "우리나라(일본) 영역에 낙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탐지돼 홋카이도에 낙하할 가능성이 있었던 미사일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영역에 낙하 가능성은 없어진 것이 확인됐다. 자세한 내용은 분석 중이다"라고 발표했다.

이후 방위성은 북한이 13일 오전 7시 22분께 내륙에서 최소 1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높은 각도로 동쪽 방향으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영역 내 낙하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로의 비행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같이 J얼럿 경보가 정정된 것을 놓고 일본 정부 관계자는 NHK에 "발사를 탐지한 미사일은 당초 홋카이도 주변에 낙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집권 자민당의 하기우다 고이치 정무조사회장은 이날 당 정무조사회 모임에서 "거듭된 미사일 발사는 우리나라(일본)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엄중히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J얼럿을 둘러싼 혼란이 있었지만 국민 안전과 관련된 문제이며 경위를 검증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조속히 개선해 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방위성 한 고위 간부는 이날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통과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마스다 카즈오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은 "우리나라(일본)와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관련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로서 북한에 대해 베이징 대사관 루트를 통해 엄중 항의하고 강력히 비난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했는지 질문받은 데 대해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했다는 것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관저를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미사일 발사 정보를 정정한 것에 대해 자세한 언급 없이 "탄도미사일 발사 및 정부 대응에 대해서는 관방장관이 정리해 발표하겠다"고만 했다.

정부의 오락가락 혼선에 일본 시민들은 혼선을 겪었다. 특히 미사일 발사로 대피 경보가 내려져 조업 활동에 차질을 빚은 홋카이도 어민들은 북한 미사일을 언제까지 두려워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2023.04.13. kch0523@newsis.com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날 아침 북한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 낙하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국순시경보시스템(J얼럿)이 발령되자 인구 200만 도시의 삿포로시에서는 통근·통학 시간대에 철도 등 교통기관이 운행을 보류하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훗카이도 도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긴급 연락회의를 개최해 도내와 주변 해역 선박 등에 피해가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 스즈키 나오미치 훗카이도 도지사는 "도민에게는 J얼럿의 발령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냉정하게 대응해 주실 것을 부탁한다"라고 호소했다.

삿포로시 교통국에 따르면 평일에는 약 60만명이 승차하는 지하철은 이날 오전 7시56분부터 25분간 전 노선 운행을 중단했다. 노면전차도 거의 같은 시간대에 정지했다.

지하철 차량은 모두 역에서 멈췄고 문도 개방했다. 출근길이던 한 직장인 여성(42)은 아사히신문에 "갇힌 상태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새삼 지하철은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오보였지만 정부는 앞으로도 이런 긴급 통보를 해주는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삿포로시에 거주하는 한 30대 여성은 "J얼럿이 울렸을 때 통근을 위해 버스에 타고 있었다. 그는 "승객의 스마트폰이 일제히 울려, 버스의 무선으로 '당장 문을 열라'라는 지시가 있었다. 운전사는 마이크를 잡고 '내리고 싶은 분은 내리세요'라고 말했지만, 40명 정도의 승객 중 내린 것은 2명뿐이었다. 30분 정도 멈췄다가 이후 각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많이 올라타서 붐볐다"고 전했다.

홋카이도에어포트에 따르면 신치토세 공항에서는 J얼럿이 발령돼 2개 활주로 운용을 일시 정지했지만 오전 8시29분께 재개했다. 이로 인해 일부 항공편이 지연되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훗카이도 연안 주민들은 언제까지 겁을 먹어야 하느냐며 분노했다.

홋카이도 지역의 한 어민(69)은 현지 어협으로부터 해안에 있는 사람은 즉시 피난하라는 무선이 들어와 출항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 어민은 일본 정부의 경보 정정에 대해 "좀 더 정확을 기해 달라. 이런 일을 반복하면 아무도 대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미사일 정보를 받고 네무로어협은 하나사키 항에서 출어하던 어선 2척에게 선박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을 달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네무로어협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육상과 달리 바다 위에서는 도망갈 곳이 없어 조심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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