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전성시대… 테슬라 빼고 다 웃었다
수입차 대중화와 카플레이션(Car+Inflation·자동차 가격이 많이 오르는 현상) 영향으로 작년 수입차 국내 법인들이 줄줄이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테슬라코리아는 유일하게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줄었고, 회계처리를 잘못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수입차 국내 법인들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줄줄이 최고 실적을 신고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조5350억원, 영업이익 2817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신기록을 썼다. BMW코리아 역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7893억원, 1448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7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016년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2016~2021년 6년 연속 영업손실을 봤는데, 작년에 영업이익 29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2조2790억원이었다. 포르쉐코리아는 매출 1조2075억원으로 신기록을 썼고, 36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작년에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7687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이다. 지프와 푸조를 판매하는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작년 초 한불모터스를 흡수하는 등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신기록을 썼다. 매출은 5749억원, 영업이익은 223억원을 기록했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인 420억원이었다. 매출은 4840억원이다.
수입차 국내 법인들이 최고 실적을 쓴 배경은 판매량과 가격 상승에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는 총 323만3313대로,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2564만6614대의 12.6%를 차지한다. 도로에 있는 자동차 100대 중 12대가 수입차다. 전체 등록 대수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8.4%, 2018년 9.6%, 2019년 10.4%, 2020년 11.3%, 2021년 12.1% 등으로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아울러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카플레이션이 대당 평균판매가격(ASP)을 올렸고, 이례적인 신차 출고 적체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며 영업이익도 동반 상승했다.
이 가운데 테슬라코리아는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1조58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줄었고, 영업이익도 150억원으로 7.2% 감소했다. 테슬라코리아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테슬라코리아가 감사보고서를 공시(2020년)한 이후 처음이며, 영업이익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국내 판매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만4571대로, 전년(1만7828대) 대비 18.3% 감소했다.
테슬라코리아는 법인세 추징금과 과징금을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외부 감사인이 감사의견 ‘한정’을 부여했다. 테슬라코리아는 2021년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251억1500만원의 법인세를 추징당했는데, 이를 비용이 아닌 미수금으로 당기(2022년)에 반영했다. 또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를 과장 광고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21년 28억5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 이 역시 당기에 기타비용으로 반영했다.
태성회계법인은 “만약 경영진이 일반기업회계기준에 따라 법인세 추징액 및 과징금을 전기(2021년) 비용으로 처리했다면, 전기 비용 및 전기말 부채는 279억6800만원 증가하고, 전기순이익 및 전기말 자본은 279억6800만원 감소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수금으로 계상한 법인세 추징액 환급액의 자산성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감사의견 한정은 회사의 회계가 원칙에 맞지 않거나 감사의견을 내는 데 필요한 증거를 입수하지 못했을 때 내는 의견으로, 만약 상장기업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두 차례 연속 한정을 받을 경우 상장이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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