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효과 우려 ‘바이 아메리카’...그사이 발 넓히는 중국

2023. 4. 13. 11: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는 소속 정당과 지지층은 다르지만 미국 우선주의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정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새삼스러운 것 없는 정책이지만, 바이든 정부는 기업들에 미국이냐 아니냐는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하고 있어서 문제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펼치는 틈을 중국이 파고들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정책이 오히려 중국의 발을 넓혀주는 역설로 이어지는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제로섬 게임’ 정책, 세상과 단절 가져와”
中, 사우디와 이란 정상화 주재 영향력 과시
브라질 대통령 中방문 등 시진핑 광폭외교
벨파스트(성금요일) 평화협정 25주년을 맞아 아일랜드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던도크의 한 식당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위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1일(현지시간) 광둥성 잔장의 인민해방군 남부전구사령부 해군 본부를 방문해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신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는 소속 정당과 지지층은 다르지만 미국 우선주의라는 공통점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와 맞닿은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려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불사한 것에 비하면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n)’를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는 점잖은 편이다. 하지만 한꺼풀 벗겨 보면 각종 보조금과 세제 혜택 그리고 당근이 먹히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적당한 으름장까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같은 정책은 대중적인 지지를 끌어내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특정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새삼스러운 것 없는 정책이지만, 바이든 정부는 기업들에 미국이냐 아니냐는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하고 있어서 문제다. 특히 중국과 관계를 끊지 않으면 미국의 적이라는 위협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PIIE)은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미국의 산업정책과 보조금 지급은 유용할 수 있지만 세상과 단절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의 산업정책은 ‘제로섬 게임’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제로섬 방식으로 다른 나라로부터 생산을 빼앗으려 한다”며 “중국에는 노골적으로, 다른 나라들에는 조금은 정중하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과 무역 단절 혹은 감소는 중국을 고립시키기보다는 미국 외 다른 나라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미국과 손잡았던 국가들을 불안하게 하고 피해를 줌으로써 미국의 입지를 오히려 좁히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무역정책 전문가인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세계화의 후퇴에 따른 영향은 지역별, 나라별로 고르지 않다”며 “가난한 나라들이 타격을 더 많이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세계는 세계화의 후퇴를 후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펼치는 틈을 중국이 파고들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정책이 오히려 중국의 발을 넓혀주는 역설로 이어지는 것이다.

중국은 앙숙이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관계 정상화를 주재하면서 중동 지역 영향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 방문시 공을 들인 무역결제 대금의 위안화 거래도 지난달 처음 시행이 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그토록 원하는 원유 대금 결제까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위안화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미국의 턱 밑인 남미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1일 나흘 일정으로 중국을 찾았다. 14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250여명의 대표단에는 경제인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미 양국은 서로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 등에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쓰기로 합의한 상태다.

특히 오는 13일엔 룰라 대통령이 상하이의 화웨이 혁신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대상 기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룰라 대통령의 화웨이 방문이 미국을 화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