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미국도 “연봉보다 안정성”…부동산 지형도 바꿨다

홍석우 2023. 4. 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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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꿈의 직장이라 불리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죠.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정리해고 찬바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부동산 지형까지 바꿔놨다는 고용 변화, <지구촌 돋보기>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홍석우 기자?

빅테크 기업들 구조조정 소식, 계속 들려오는데 어느 정도 규몬가요?

[기자]

네. 먼저 지표를 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빅테크 기업의 감원 인원은 약 16만 8천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배 늘었는데요.

감원 소식이 속속 발표되던 지난해 4분기, 8만 4천여 명과 비교해도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미국의 유명 빅테크 기업을 보면요.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지난해 말 만 천여명을 정리해고한 데 이어 지난달 만 명을 추가 감원했습니다.

구글도 올해 들어 만 2천 명, 마이크로소프트 만 명, 아마존닷컴이 만 8천 명을 각각 정리해고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조조정 대상이 된 구글 직원들은 적대적이고, 잔인하고, 불공정한 감원이라며 항의 집회를 벌이고 있습니다.

[멜라니/구글 프로젝트 매니저 : "이번 상황이 끝나더라도 우리 모두는 다음 번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음엔 뭐가 닥쳐올까. 다음 번엔 우리가 어떤 대접을 받을까?"]

[앵커]

자리는 지켰지만, 상황이 긍정적이진 않단 의미일까요?

[기자]

네. 구글의 경우 직원 복지를 대폭 축소했습니다.

최고재무책임자가 이례적으로 직원 전체 이메일을 보냈는데요.

사내 피트니스와 마사지 서비스, 통근버스를 축소하겠다고 했습니다.

명분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서 이용이 저조하다는 거였습니다.

미국 CNBC는 구글은 여기에 노트북 교체주기 늘리기, 회사 휴대전화 안 주기, 공유 좌석 쓰기, 심지어 스테이플러와 테이프도 주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구글의 주가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까이 하락한 상탭니다.

[앵커]

사실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고액 연봉, 좋은 복지의 대표 주자였잖아요.

왜 이렇게 된 건가요?

[기자]

한마디로 정리하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흥했고,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구글, 메타, 아마존, 애플 4개사의 직원 수는 지난 2021년 기준 200만 명에 달했는데요.

5년 전보다 3.6배나 급증한거죠.

그런데 이후 성장세는 그만큼 높지 않습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실적을 예로 들면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691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1% 증가에 그쳤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호황기였던 2021년 3분기 매출 증가율을 보면요.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1%나 증가했거든요.

메타나 MS 같은 경우도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기업들이 온라인 광고와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줄이면서 실적이 부진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빅테크들의 정리해고가 미국 부동산 지형도까지 바꿨다는 이야기는 뭔가요?

[기자]

대표적으로 미국 집값 가격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지역은 최근 1년 동안 집값이 10% 이상 떨어졌습니다.

반면 금융권 등 전통 기업들이 많은 동부는 10% 가까이 올랐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 서부와 동부의 집값 격차가 이렇게 뚜렷한 적은 없었다고 보도했는데요.

빅테크에 고임금 직원들이 몰리면서 2012년부터 10년간 실리콘밸리 지역 집값 상승률은 미국 평균의 2배에 달했거든요.

그런데 고금리에 정리해고까지 이어지며 치솟은 집값, 감당이 안 됐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빅테크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다른 업종으로 전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인원으로는 대략 5만 명 정돕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연봉이 적었던 하인즈나 월마트 등 식품과 유통 기업에 재취업하는 사례들도 계속 보도되고요.

심지어 고용시장이 불안하다며 일주일에 몇 시간씩 나눠 여러 기업에서 파트타임을 전전하는 사례도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습니다.

[앵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문제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데, 고용시장 한파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이네요?

[기자]

올해 1~3월 기업들 감원 추정치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배나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빅테크가 38%를 차지했거든요.

관련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인원 감축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운영하던 무인 편의점 8곳의 영업까지 접었는데요.

관건은 미 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 여부입니다.

기준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채권에서 엄청난 손해를 본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잖아요.

다음 뇌관은 20조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부동산 대출입니다.

사무실 등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지난달 고점 대비 15% 급락하고 있다고 CNN 비즈니스가 전했는데요.

재택근무 확대에 경기둔화,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대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여기에 최근 맥도날드가 감원 준비에 들어가는 등 기업 구조조정 소식도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로린 길버트/금융회사 CEO : "이익은 떨어지고, 더 많은 해고가 발생할 것입니다. 우리는 올해 경제가 예측 가능한 미래엔 악화되고, 연말에나 긍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잘 나가던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 열풍에 달라진 풍경, 미국 직장인 분들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홍석우 기자 (muse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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