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레이블'로 구조적 성장…엔터4사 사상 최대 실적 달린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주가 랠리가 이어진다. '멀티 레이블' 체제의 도입으로 구조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수록 성장성이 기대되는 엔터 업종에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13일 오전 11시 기준 하이브 주가는 전일 대비 4000원(1.7%) 오른 23만9500원에 거래 중이다. 올해 초 카카오와의 에스엠(SM) 인수전으로 주가는 한 동안 변동성을 겪었지만 인수전 이슈가 마무리 된 이후 4월부터 30% 이상 오르며 본격적인 랠리를 시작했다.
하이브 주가를 끌어 올린 건 소속 아티스트 지민의 성공적인 솔로 데뷔 덕분이다. 지난달 24일 발매된 지민의 첫 솔로앨범 '페이스'의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는 지난 8일 미국의 대표 음반 차트인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솔로 가수가 핫100 차트 1위에 오른 건 처음이다.
BTS(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입대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멤버 각자 솔로 활동으로도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서 하이브는 재평가가 이뤄지는 중이다. BTS 완전체의 활동 중단은 분명 하이브 실적에 치명적이지만 멤버들의 성공적인 솔로 활동이 이어진다면 실적은 오히려 이전보다 개선될 수 있다.
하이브뿐 아니라 엔터 업종 전반적으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날 JYP Ent.(JYP엔터)는 전일 대비 4400원(5.8%) 상승한 8만300원을 기록하며 신고가(8만1300원)에 다시 근접했다. 지난달 저점 이후 약 19% 반등했다.
경영권 분쟁 이슈가 끝난 이후 주가가 급락했던 SM도 이날 주가는 크게 반등 중이다. 현재 전일 대비 8200원(8.6%) 오른 10만3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엔터 4사(하이브·JYP·SM·YG) 중 가장 소외됐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도 이날 1%대 오르는 중이다.
엔터 4사는 앨범 판매량 증가와 신인 아티스트들의 데뷔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엔터 4사의 앨범 판매량은 1653만장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TXT, 뉴진스, NCT 127, 부석순 등 아티스트들이 좋은 성과를 보였다.
K팝 양대장인 BTS와 블랙핑크의 앨범이 없었음에도 최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K팝의 글로벌 팬덤이 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높은 IP(앨범·음원·굿즈) 판매는 엔터주의 영업이익을 계속 상향 조정해주고 있다"며 "엔터업종의 펀더멘털은 분명 호황"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엔터 시장에서 입증된 K팝의 인기는 신인 아티스트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엔터 4사에서 데뷔 예정인 신인 아티스트는 10개 그룹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뉴진스나 르세라핌 같은 성공적인 신인들이 나와준다면 엔터사들의 이익 수준도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K팝 투자의 가장 큰 아이디어는 주요 신인 그룹들의 앨범 판매량이 1년 내 100만장을 돌파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올해 가장 중요한 모멘텀은 유니버셜 뮤직과 합작해 데뷔하는 하이브와 JYP의 미국 걸그룹"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엔터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79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엔터사들의 성장은 단기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조적 성장의 핵심 동력은 멀티 레이블이다.
멀티 레이블이란 엔터사 소속 아티스트들을 각각 전담하는 여러 레이블들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2018년 JYP엔터가 처음으로 멀티 레이블 체제를 도입했고 하이브 역시 여러 중소 기획사들을 합병하면서 자연스럽게 멀티 레이블 체제를 확립했다. SM은 최근 SM3.0 플랜을 발표하면서 멀티 레이블 체제를 도입했다.
멀티 레이블의 핵심은 플랫폼화다. 어느 한 명이 전체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전담팀을 꾸림으로써 아티스트 육성, 관리, 신곡 발매, 굿즈 판매 등을 보다 효율화한다. 신곡 발매 시기는 단축되고 보다 많은 앨범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아티스트의 데뷔도 빨라질 수 있다.
차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멀티 레이블 도입을 통해 멀티 IP(지적재산권)를 구축하고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고 신인 아티스트의 빠른 인지도 상승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사상 최대 실적과 구조적 성장 기대감은 엔터 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요소다. 증권사들은 엔터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하면서 목표주가를 높였다.
하나증권은 엔터 4사 중 하이브와 JYP엔터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하이브 목표주가는 기존 23만원에서 29만원으로 상향하고 YG엔터 목표주가는 기존 6만9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하이브와 JYP엔터의 목표주가를 각각 30만원, 9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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