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美 유출 문건에 UN사무총장 러시아 관련 평가 담겨”

최근 온라인에 유출된 미국 정부 기밀문건이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미 국방부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러시아 측 요구를 너무 들어준다고 평가한 내용도 유출됐다고 영국 BBC가 현지시각 12일 보도했습니다.

BBC는 유출된 문서 여러 건에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 등의 사적인 대화가 기술돼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아프리카 지도자에 대한 구테흐스 총장의 솔직한 의견도 담겨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한 유출 문서는 지난해 7월 세계 식량 위기 우려 속에 유엔과 튀르키예 중재로 체결된 흑해 곡물 협약에 관한 부분에서 구테흐스 총장이 이 협약을 지키려는 뜻이 너무 강해 러시아의 이익을 기꺼이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음을 시사했습니다.

이 문서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러시아의 수출 능력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며 “이는 제재 대상인 러시아 기업이나 개인이 관련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고 썼습니다.

유출 문서에는 또 구테흐스 총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유럽이 더 많은 무기·탄약을 생산해야 한다는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요청에 ‘실망’을 표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아미나 모하메드 사무부총장은 구테흐스 총장과 아프리카 지도자 정상회담에 관해 이야기하며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에 대해 “무자비하다”면서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BBC는 미국이 유엔을 일상적으로 감시하는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런 스파이 행위 결과물이 공개되는 것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고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홍수진 기자 (nodanc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