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몰래 웃는 김홍국, 1Q 주식재산 100% 증가…이재용, '10兆 클럽' 유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33개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가 올해 1분기에만 3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80%는 최근 3개월 새 주식재산이 증가했는데, 특히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주식재산이 100% 이상 증가해 주목 받았다. 또 올 1분기에도 국내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0조 클럽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만 나홀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3년 1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에 따르면, 33개 그룹 총수의 1월 초 주식평가액은 46조4천475억원이었으나 지난 3월 말에는 49조8천96억원으로 달라졌다. 최근 3개월 새 33곳 그룹 총수 주식재산 규모가 3조3천621억원(7.2%) 정도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이 7.5% 하락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주식 재산이 증가한 총수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올해 같은 기간에는 눈에 띄게 많아졌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33개 그룹 총수 중 27명이나 주식평가액이 상승했고, 6명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80% 이상이 주식가치가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33개 그룹 총수 중 20명(60.6%)이나 주식재산이 하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올해 1분기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회장은 3월 말 기준 하림지주, 하림, 팜스코 3개 주식종목에서 주식을 보유 중이다. 3곳에서 보유한 올해 1월 초 주식평가액은 1천765억원으로 계산됐다. 이후 지난 3월 말에는 3천832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2천67억원 넘게 주식가치가 껑충 뛰었다. 올 1분기에만 주식가치 상승률이 117.1%나 됐다.
김 회장의 지분가치가 높아진 배경에는 하림지주 주식종목의 보통주 1주당 주식 가치가 크게 뛰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올해 1월 2일 기준 하림지주의 1주당 주가는 7천310원이었는데, 지난 3월 31일에는 1만603원으로 크게 오르면서 김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덩달아 높아졌다.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의 주식재산도 올 1분기에만 49.9% 수준으로 점프했다. 올해 1월 초 3천543억원에서 3월 말 5천312억원으로 1분기에 1천768억원 이상 주식재산이 많아졌다. 김 회장은 다우데이타, 다우기술, 사람인에이치알, 키다리스튜디오 4곳에서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김 회장이 갖고 있는 다우데이타에서 보유한 주식평가액이 올 초 3천332억원에서 3월 말 5천100억원으로 1천766억원 이상 오른 것이 주효했다.
김준기 DB 창업회장은 3천532억원에서 4천941억원으로 39.9%나 주식평가액이 상승했다. 김 창업회장은 DB손해보험, DB하이텍, ㈜DB, DB금융투자 4곳에서 주식을 쥐고 있는데, 이 중 DB손해보험 주식평가액이 2천600억원대에서 3천100억원대로 높아진 것이 주식재산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의 주식재산도 최근 3개월 새 31% 이상 증가했다. 올해 1월 초 939억원 수준에서 3월 말에는 1천230억원으로 1분기에 다시 주식재산 '1천억 클럽'에 진입했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OCI의 1주당 주식가치(7만8천100원→10만2천300원)가 30% 이상 오른 영향이 컸다.
조원태 한진 회장도 올 1분기에만 1천385억원에서 1천781억원으로 400억원 가까이 주식가치가 늘어났다. 올 1분기에만 28.5% 수준으로 주식재산이 불었다. 여기에는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의 주식가치가 28.7%나 높아진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이 외 올 1분기에만 20% 이상 주식재산이 불어난 총수는 3명 더 있었다. 여기에는 ▲두산 박정원 회장 26.4%↑(1월 초 1천14억 원→3월 말 1천281억원) ▲HDC 정몽규 회장 24.1%↑(1천576억원→1천955억원) ▲CJ 이재현 회장 20.7%↑(1조1천102억원→1조3천39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33개 그룹 중 올 1분기에 주식재산 증가액이 가장 컸던 총수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범수 센터장은 올 1분기에만 5조6천억원대에서 6조5천억원대로 주식재산이 달라지며 최근 3개월만에 주식재산이 8천875억원 이상 불었다. 같은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5천527억원 이상 주식평가액이 증가했다.
반면 33개 그룹 총수 중 6명은 올 1분기에 주식가치가 떨어졌다. 주식재산 감소율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올해 1분기에 2조4천22억원에서 2조2천401억원으로 1천621억원 정도 주식재산이 감소했다. 이는 올해 1월 2일 18만5천원이던 SK(주)의 1주당 주식가치가 3월 31일에 17만2천500원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 1분기 주식평가액이 7천119억원에서 6천650억원으로 468억원(6.6%↓) 사라졌다. 신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지주(4.3%↓)와 롯데쇼핑(10.1%↓) 주식가치가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최근 배임 및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 위기를 맞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 1분기에 4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올 초 8천516억원이던 것에서 3월 말에는 4.9% 줄어든 8천102억원을 기록했다.
이 외 1%대로 소폭으로 하락한 그룹 총수는 3명 더 있었다. 여기에는 ▲이호진 태광 전 회장(1.9%↓)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1.8%↓) ▲허창수 GS 명예회장(1.7%↓)이 포함됐다.
올해 3월 말 기준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1명이 입성했다.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2조1천497억원)이 차지했고,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공동의장(7조9천832억원), 3위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6조5천5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4~6위권에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4위, 3조1천169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5위, 2조6천80억원), 최태원 SK 회장(6위, 2조2천401억원), 구광모 LG 회장(7위, 2조78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8~10위는 주식재산이 1조원대였다. 8위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3천743억원), 9위는 이재현 CJ 회장(1조3천397억원), 10위는 이해진 네이버 GIO(1조2천382억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외 1조 클럽에는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1조2천207억원)도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서 33개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개별 주식종목은 110개 정도였다. 이 중 60% 정도는 1분기에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오른 종목 중에서도 올해 1월 3일 대비 3월 31일 기준 주가가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 '하림지주(119.3%↑)'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DB 주식종목도 111.9%(795원→1천685원)로 최근 3개월 새 100% 넘게 주식가치가 고공행진했다.
50% 이상 오른 곳도 3곳 있었다. ▲DB하이텍 97.5%↑(3만6천600원→7만2천300원) ▲갤럭시아에스엠 53.3%↑(1천660원→2천545원) ▲다우데이타 53%(3만2천650원→4만9천950원) 순으로 보통주 1주당 주식가치가 최근 3개월 새 50% 이상 껑충 뛰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지난해 1분기 때와 비교해 올해 같은 기간 동안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은 감지됐다"면서도 "이는 지난해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다 보니 이를 점차 회복하는 수준에서 서서히 오르고 있을 뿐, 향후 올해 실물 경제 흐름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주식시장도 다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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