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포로 참수 영상 파장…"IS보다 심해"·"당장 행동해야"

최재서 2023. 4. 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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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참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국제사회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AFP와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또한 영상 속 피해자의 군복에는 우크라이나군을 상징하는 삼지창 표식이 붙어 있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이 영상은 러시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며 "사고도, 단발적인 사건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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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EU 등 국제기구도 "끔찍"·"전쟁범죄 반드시 책임 물어야"
러 인권단체 "전직 와그너 용병이 가해자로 '옛 동료' 지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참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국제사회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AFP와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장복 차림에 마스크를 쓴 남성이 군복 차림의 남성의 목을 베는 장면이 담긴 1분 40초 분량의 영상은 지난 11일 온라인에 처음 유포됐다.

영상에는 참수를 격려하는 목소리와, 머리를 사령관에게 보내자는 발언이 담겨있었다. 또한 영상 속 피해자의 군복에는 우크라이나군을 상징하는 삼지창 표식이 붙어 있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로 러시아 민간 용병대 와그너그룹을 지목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빗대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이 영상은 러시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며 "사고도, 단발적인 사건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상들이 속히 대응하지 않는 것을 이해해줄 사람은 없다.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점령군을 박살 내고, 살인자들에게 형을 선고하고, 악마들의 나라를 위한 재판소를 설립하는 게 주요 과제"라고도 강조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를 "ISIS(이슬람국가)보다 심하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맡기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도 '테러리스트'와 타협하려는 시도에 맞서야 한다며 "러시아는 전 세계에서 고립돼야 한다"고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주민의 무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영상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어지며 국제사회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OHCHR) 인권감시단은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로 보이는 남성을 잔인하게 참수하는 모습"이라며 "끔찍하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감시단 측은 "안타깝게도 이 영상은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책임과 정의가 처벌 없는 테러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며 "(EU는) 이를 보장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적었다.

나빌라 마스랄리 EU 대변인은 영상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러시아 공격의 비인간적 실상에 대한 잔인한 상기"라며 "EU는 전쟁범죄의 모든 가해자 및 공범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굳은 다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도 "영상이 사실이라면 러시아군은 자신들을 IS와 같은 선상에 둔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가 비판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영상의 진위와 가해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날 러시아 인권단체 '굴라구.넷'(Gulagu.net)은 영상 속 가해자가 전직 러시아 민간 용병단 와그너그룹의 전투원들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와그너그룹의 전직 사령관 안드레이 메드베데프는 영상을 여러 차례 자세히 살펴본 뒤, 와그너 전투원인 그의 옛 동료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수개월 전 용병단을 탈출해 현재 스웨덴에 수감돼 있는 메드베데프는 "특유의 콜사인과 말투 등으로 사람들을 식별했다"고 단체는 설명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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