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이 만든 ‘세계 첫 민간 달 착륙선’, 오는 25일 월면 착지 시도

이정호 기자 2023. 4. 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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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면 미·구소련·중 이어 세계 4번째
월면에서 이동할 무인 탐사 장비도 실려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달 무인 착륙선인 ‘하쿠토-R 미션1’이 월면에 내린 상상도. 아이스페이스 제공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월면에서 2000㎞ 떨어진 고도에서 하쿠토-R 미션1이 촬영한 달의 모습. 아이스페이스 제공

일본 기업이 만든 세계 최초의 민간 달 착륙선이 오는 25일(미국시간) 월면 착지를 시도한다. 착륙에 성공한다면 일본은 미국과 구소련,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달에 내린 국가가 된다.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은 12일 일본 우주기업인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 ‘하쿠토-R 미션1’이 25일 오후 12시40분(한국시간 26일 오전 1시40분)에 달에 착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쿠토-R 미션1은 지난해 12월11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그 뒤 약 4개월간 우주 공간을 부메랑처럼 ‘S’자 궤적을 그리며 137만㎞를 비행해 지난달에 달 궤도로 진입했다. 이른바 ‘탄도형 달 전이(BLT)’ 궤적을 그리며 이동한 것이다.

지구에서 38만㎞ 떨어진 달은 지구에서 직선으로 이동하면 현존하는 우주선 속도로도 4~5일이면 도착한다. 하지만 이렇게 이동하면 연료 소모가 심하다. 반면 BLT 궤적을 타고 이동하면 태양과 지구, 달의 중력을 최대한 이용해 날 수 있다. 월면 도착은 늦어져도 연료는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도 BLT를 이용했다. 지난해 8월 발사된 뒤 4개월 만에 달 궤도에 진입했다.

현재 하쿠토-R 미션1은 가까울 때에는 월면에서 고도 100㎞, 멀 때에는 2300㎞인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달 주변을 돌고 있다. 조만간 고도 100㎞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원 궤도로 공전 형태를 바꿀 계획이다. 그 뒤 추진기를 켜 속도를 서서히 줄이는 감속 기동에 들어간 뒤 월면에 착륙할 예정이다.

하쿠토-R 미션1이 달 착륙에 성공한다면 민간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달에 착륙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특히 일본은 미국과 구소련, 중국에 이어 달에 착륙한 4번째 나라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하쿠토-R 미션1은 마치 테이블처럼 착륙용 다리 4개가 월면을 향해 펼쳐지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폭은 2.6m, 높이는 2.3m, 중량은 340㎏이다. 여기에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장난감 기업 토미와 함께 개발한 공 모양의 초소형 로봇 ‘소라큐’가 탑재된다. 지름이 8㎝로 야구공만 하다. 중량은 250g이다. 달 표면을 구르며 카메라로 달 환경을 촬영한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개발한 중량 10㎏짜리 소형 무인 탐사차량 ‘라시드’도 실린다. 바퀴 4개를 굴리며 이동하고 고해상도 카메라로 월면 탐사에 나선다.

아이스페이스는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하쿠토-R 미션1의 착륙이 상업적인 달 탐사가 가능한 시대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이스페이스는 내년과 2025년에 달 탐사를 추가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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