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 '5배 성장'...공급이 수요에 못 미쳐
미국 정부가 2032년까지 자국 내 판매되는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채우도록 하는 규제안을 발표한 가운데 2035년 글로벌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이 올해 전망치의 5배 수준인 6천160억달러(81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12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배터리 세미나(NGBS) 2023`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5∼2017년 1% 안팎에 불과했던 전체 차량 판매 규모 대비 전기차 비중은 지난해 13%를 기록했습니다.또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는 2015년 28GWh(기가와트시)에서 지난해 492GWh로 증가했습니다.
SNE리서치는 2035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를 약 8천만대로 예측했습니다. 이럴 경우 전체 차량 판매 규모 대비 전기차 비중은 90%에 달할 전망입니다.이에 따라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도 2023년 687GWh에서 2035년 5.3TWh(테라와트시·1TWh는 1천GWh)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 규모는 2035년 6천160억달러(815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올해 전망치(1천210억달러)의 5배 수준입니다
특히 글로벌 `톱 6` 배터리 업체의 생산 능력이 2035년 5TWh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톱 6에는 한국계 3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일본의 파나소닉, 중국의 CATL과 BYD가 포함됩니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판 IRA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시행으로 북미와 유럽에서의 이차전지 생산 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IRA와 CRMA는 특정국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고 역내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지역별 생산능력을 보면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75%에서 2035년 38%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같은 기간 북미 생산 능력 비중은 6%에서 31%로, 유럽 생산 능력 비중은 12%에서 27%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와 폭발 위험이 적어 `꿈의 배터리`로도 불립니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3사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SDI[006400]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지우 삼성SDI 그룹장은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 "2025년 대형 셀 생산 기술을 개발해 2027년 대량생산 체계가 마련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을 위해 파일럿 라인의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반기부터는 샘플 생산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이런 가운데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에는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장학진 LG에너지솔루션[373220] 팀장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굉장히 많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시작 단계"라며 "2030년까지는 리튬이온 배터리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장 팀장은 또 2030년 전기차 시장에서 보급형과 저가형 모델이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할 것이라며 배터리 가격을 더 낮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술력 못지않게 가격 경쟁력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개발하는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지만,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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