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당 지도부가 전광훈 눈치? 도 넘은 발언”···홍준표 겨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벌이는 일부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며 “특정 목회자가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당 지도부가 그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라고 말했다.
‘특정 목회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과도한 설전을 벌이는 일부 인사’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 목사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인들은 전광훈 목사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이에 대해 “거기(전 목사)에 빌붙어 최고위원이나 당 간부 하려고 설치는 사람이 당을 운영해서 되겠느냐”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라고 전 목사에게 미온적인 당 지도부를 공격했다.
김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전 목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당과 결부시켜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당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고 홍 시장에 경고장을 날린 데 이어 이날 최고위 공개 발언으로 다시 한 번 홍 시장을 비판한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 당 당원도 아니고, 심지어 다른 당을 창당해 그 당의 실질적 대표라고 알려진 특정 목회자가 억지를 부리는 것에 불과한 발언에 대해 일일이 언급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당 정치인이 특정 목회자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건 궤변”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더 이상 터무니없는 언행으로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요구한다”며 “(전 목사) 막말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은 우리 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그동안 수 차례 자중을 촉구했음에도 오히려 당 내외에서 이를 증폭시키는 듯한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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