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60km 문동주-152km 남지민, '원투펀치'로 자리잡으면…가슴 설레게 하는 한화 대약진

12일 광주 KIA전에 시즌 두번째 선발등판한 문동주. 6이닝 2실점 호주를 펼치고, 한국선수 최초로 시속 160.1km 강속구를 던졌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한화는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았다."

KBO리그 현장의 야구인들이 한화 이글스 이야기가 나오면 자주 하는 말이다. 한화하면 바로 '최약체 전력', '단골 꼴찌'로 연결되는데, 향후 반드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몇 년 간 리빌딩 혹은 팀 재정비 작업을 진행하면서, ��은 유망주들이 성장해 전력이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굴욕의 시간을 지나면서 최고 유망주들을 확보해 이들에게 경험을 쌓게 했다. 서서히 결과가 나타난다.

올해도 출발이 썩 좋지는 않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한대로 하위권에 처져있다. 키움 히어로즈와 개막 2연전을 모두 끝내기로 내줬다. 1점 차 경기, 연장전 승부에서 약했다. 수비 불안이 여전하고 불펜이 약점을 드러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영입한 외국인 전력이 힘이 돼 주지 못한다. 이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힘이 붙었다. 지난 겨울 합류한 베테랑 채은성(33)의 존재감이 크다.

무엇보다 한화야구의 '미래' 문동주(20), 남지민(22)의 성장이 고무적이다. 둘은 11~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에 연속 등판해, 인상적인 호투했다.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면, 선발진의 핵심 축 역할이 가능하다. 시즌 초반부터 한화 사람들을 가슴 설레게 한다.

문동주는 12일 KIA전에서 6이닝 동안 3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프로 15경기 만에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했다. 지난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1안타

11일 광주 KIA전에 첫 선발등판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남지민. 임시서발로 나서 상대타선을 완벽에 가깝게 봉쇄했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지난 6일 대구 삼성전. 문동주가 삼성 이원석의 투수 앞 강습 타구 때 넘어졌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남지민은 지난 8일 대전 SSG전에 구원투수로 시즌 첫 등판했다.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무실점을 기록한데 이어, 2경기 연속 호투했다. 무리없이 투구수를 90개대로 끌어올렸다.

첫 경기였던 삼성전. 13타자를 연속으로 범타로 처리했다. 압도적인 구위로 삼성 타선을 눌렀다.

12일 KIA전도 6일 전과 비슷했다. 평균 시속 153~154km 강속구에 낙차 큰 커브 등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제구가 되는 빠른공에 변화구가 날카로워졌다. 경기 운영 능력, 안정성 등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문동주는 1회말 KIA 박찬호를 상대로 시속 160.1㎞ 광속구를 던졌다.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160km를 던지는 새역사를 썼다. 한화의 '미래'를 넘어, 한국야구의 '미래'를 밝힌 광속구다. 압도적인 구속은 그에게 더 큰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다.

문동주는 "시속 160km는 아무나 기록할 수 없는 구속이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구속을 잘 이용해 자신감을 갖고 꾸준히 던지겠다"고 했다.

프로 3년차 남지민. 1군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어디까지나 팀 상황에 따른 출발이었다. 선발진에서 펑크가 나면 바로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선발 대기였다.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가 개막전에서 부상을 당해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지난 8일 SSG 랜더스전에 구원등판하고, 11일 KIA전에 첫 선발등판했다. '대투수' 양현종(35)과 선발 맞대결 경기에서, 5이닝 3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지난 시즌엔 소극적인 투구를 하다가 볼넷을 내주고 힘든 경기를 했는데, 4구 1개를 내줬다. 최고 시속 152km 빠른공이 위력을 발휘했다. 직구 평균 148km.

문동주는 6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1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첫 경기에서 선발승을 올렸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그는 지난해 선발투수로 풀타임에 가깝게 던졌다. 선발투수가 부족한 팀 상황도 있었지만, 팀의 미래를 위해 구단 차원에서 이닝수를 관리하면서 경험을 쌓게 했다. 문동주와 마찬가지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셈이다.

일단 1선발 스미스가 완전한 몸으로 복귀할 때까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 물론 언제든지 고정 선발로 치고들어갈 수 있다. 그는 11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타자 한타자 전력승부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시즌을 길게 보기보다 한경기 한경기 내가 할 수 있는 투구를 통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고 싶다"고 했다.

문동주는 2022년 1차 지명선수고, 남지민은 2021년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입단 때부터 이미 잠재력을 인정받은 최고 유망주들이다. 두 젊은 강속구 투수가 11~12일 KIA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원투펀치'로 자리잡으면, 이글스는 틀림없이 높이 날아오를 것이다.

한국야구의 '미래'가 궁금하면, 한화 마운드를 보면 된다.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전에 등판한 남지민.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