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KAIST 달리는 무선충전 버스 '특구 1번' 운행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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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KAIST와 대덕연구개발특구 출연연구기관, 대전컨벤션센터, 도시철도역을 잇는 '특구 1번 버스'가 시범 운행 종료를 앞두고 있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KAIST 신기술이 도입된 버스라는 상징성을 살릴 것인지 학생들을 위한 버스를 만들기 위해 노선을 수정해 시범 운영을 연장할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며 "특구 1번 버스를 폐지하고 아예 KAIST 학생들을 위한 버스를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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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KAIST와 대덕연구개발특구 출연연구기관, 대전컨벤션센터, 도시철도역을 잇는 ‘특구 1번 버스’가 시범 운행 종료를 앞두고 있다. KAIST를 통과하는 유일한 시내버스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운행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과 승객 숫자가 적어 버스로서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 맞부딪히는 가운데 연장 여부에 주목이 쏠린다.
1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특구 1번 버스는 오는 7월 시범 운행이 종료된다. 특구 1번 버스는 KAIST가 자체 개발한 자기공진 방식을 활용하는 무선충전 순환전기 버스다. 전기버스에는 무선충전장치(수신부)를 부착하고 버스정류장 하부에 무선충전기(송신부)를 매설해 85킬로헤르츠(kHz) 대역 주파수로 버스정류장 진입 전후와 정차시 무선충전 한다. 지난 2019년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조동호 KAIST 교수가 개발한 기술이다.
특구 1번 버스는 신기술 실증 취지로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2년 간의 시범운행 기간 동안 기술 이슈와 시민 편의성 등을 검증해 일반 시내버스 노선에도 투입한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전광역시는 2021년 8월 ’올레브(OLEV·온라인전기차)’ 버스 시범 운행 개통식을 개최한 바 있다.
KAIST 학생들은 특구 1번 버스 연장을 원하는 분위기다.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1621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해 ‘특구 1번 버스 운행 종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결과, 97%에 해당하는 1568명이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유로 ‘KAIST 내부를 출입하는 유일한 대중교통의 의미가 크다’나 ‘학생들이 이동할 수 있는 매우 편리한 교통수단’ 등이 제시됐다.
한 KAIST 재학생은 “특구 1번 버스는 학교와 외부를 연결해주는 교통수단”이라며 “여가 목적으로 근방을 방문하거나 통학 용도로도 사용한다”고 말했다.
대전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 2월까지 특구 1번 버스 한달 평균 승객은 약 7761명이다. 한달 30일 기준 하루 승객은 약 258명이다. 버스가 하루에 24번 운행한 점을 감안하면 버스 1대당 10명 내외의 승객이 특구 1번 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버스로서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배제하긴 어렵다. 노선 길이가 23.5km임에도 운용되는 버스가 3대 뿐이라 배차간격이 40분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이도 저도 아닌 버스가 됐다”며 “신기술 실증이란 목적을 가졌지만 정작 타고 다니는 승객이 적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빈 버스가 지나다니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덧붙였다.
한 KAIST 재학생은 탑승 승객이 적은 출연연들까지 모두 정차 노선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 학생은 “처음 특구 1번 버스가 도입될 때 탑승 승객이 적은 출연연들까지 모두 노선에 포함됐다”며 “탑승 승객은 KAIST 쪽에서 압도적으로 많고, 나머진 매우 적다”고 말했다.
특구 1번 버스 운행 연장을 위해선 대대적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KAIST 신기술이 도입된 버스라는 상징성을 살릴 것인지 학생들을 위한 버스를 만들기 위해 노선을 수정해 시범 운영을 연장할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며 “특구 1번 버스를 폐지하고 아예 KAIST 학생들을 위한 버스를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특구 1번 버스 시험 운행 연장 여부가 아직 미정이란 입장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운행 연장을 위해선 실증 승인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노선 변경이나 운행 연장 여부 등은 아직 논의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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