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아이돌 온몸 씻긴 ‘J-POP 대부’…BBC “日, 기타가와 성폭력 만행에 50년간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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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이돌 대부'로 알려진 쟈니 기타가와(1931~2019)의 성폭력 만행이 드디어 주목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굴지의 연예 기획사 쟈니즈에서 활동한 보이 그룹 출신 가우안 오카모토가 12일 수도 도쿄의 외신기자 클럽에서 연 일본 내 특파원을 대상으로 회견을 가졌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에서 일했을 때 당시 (기타가와의 연예 기획사) 쟈니즈 보도를 담당했던 나카무라 류타로는 BBC에 "(기타가와의 만행에 일본이 침묵해) 20여년간 계속 절망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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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이돌 대부’로 알려진 쟈니 기타가와(1931~2019)의 성폭력 만행이 드디어 주목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굴지의 연예 기획사 쟈니즈에서 활동한 보이 그룹 출신 가우안 오카모토가 12일 수도 도쿄의 외신기자 클럽에서 연 일본 내 특파원을 대상으로 회견을 가졌다.
오카모토는 기자회견에서 쟈니즈에 소속됐던 2012∼16년 기타가와 전 사장으로부터 15∼20회가량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오카모토가 외신 기자를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폭로를 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기타가와 전 사장의 성범죄는 최소 20년 전부터 일본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안이지만 그의 영향력이 너무 막강해 사회가 침묵했다는 게 외신의 주장이다.
오카모토도 이날 “(지난달) BBC가 보도한 것처럼 외신이라면 거론해주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의 이날 기자회견은 일본 주요 언론에서는 크게 다루지 않았다.
오카모토는 기자회견에서 자신도 피해자라며 기타가와 전 사장이 숙소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을 성추행하고, 엘리베이터 안처럼 아무도 보지 않은 곳에서 같은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고 난 다음날엔 자신에게 1만엔(한화 약 10만원)짜리 지폐를 건네줬다고 증언했다.
생전 기타가와 전 사장에 대한 법적 조치는 고려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빚을 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성공하기를 바라는 많은 젊은 가수들이 도쿄 시부야구에 있는 그의 펜트하우스에 초대받기를 원했다”고도 했다.
지난달 7일 전파를 탄 영국 공영방송 BBC의 다큐멘터리 ‘포식자, J팝의 비밀 스캔들’에서는 기타가와가 남성 아이돌의 성 착취 정황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에서 일했을 때 당시 쟈니즈 보도를 담당했던 나카무라 류타로는 BBC에 “(기타가 전 사장의 만행에 일본이 침묵해) 20여년간 계속 절망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BBC는 “쟈니즈는 일본 연예계에서 너무나 위압감이 있는 존재라 기타가와 전 사장을 비판하는 건 불가능했다”며 “일본은 50년 이상 기타가와 전 사장의 어두운 비밀을 지켜왔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다른 매체도 BBC 다큐와 관련, 기타가와 전 사장에 대해 수십년 동안 수많은 소년들을 학대한 ‘소아성애자’(paedophile)라고 지목하면서 그가 일본 언론과 사회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그물의 중심에 있는 거미처럼 소년들을 학대한 건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기타가와는 연예기획사 ‘쟈니즈 사무소’를 창립해 일본 굴지의 회사로 만든 제이팝(J-POP) 선구자이다. 현지에서는 쟈니즈, 스마프(SMAP), 아라시, 킨키키즈 등 유명 아이돌을 대거 제작해 ‘일본 아이돌 문화의 아버지’로 통한다.
일본 아이돌 업계에선 신적인 존재로 2019년 그가 사망했을 때는 영웅으로 대접받으며 연일 사망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졌다.
앞서 1999년 일본 주간 슈칸분슌에는 소년 시절에 기타가와 전 사장에게 학대를 당한 남성들의 증언이 실렸다.
대부분의 성적인 학대는 기숙사에서 일어났다. 기타가와 전 사장이 연습생들을 인형처럼 대하며 그들의 온몸을 씻겼고, 구강 성교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기타가와 전 사장의 성적 제안을 거절하면, 데뷔를 못하거나 데뷔를 해도 입지가 좁아진다는 설이 연습생들 사이에서 나돌았다.
기타가와 전 사장은 이듬해 슈칸분슌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오랜 재판 끝에 법원은 슈칸분슌이 폭로한 성적 학대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그럼에도 일본 사회는 침묵했고, 언론 역시 쟈니즈의 광고와 지원을 받기에 대다수는 관망했다. 기타가와 전 사장은 사망할 때까지 기소되지 않았고 사장직도 유지했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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