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라도르 , 40명사망 수용소화재 불구 이민청장 해임 안해

차미례 기자 2023. 4. 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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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검찰은 이민 강경책으로 유명한 가르두뇨 기소 발표
대통령은 "일 잘하는 사람..직책 계속 맡길 것"

[치우다드 후아레스( 멕시코)=AP/뉴시스]이 3월 27일 발새한 치우다드 후아레스 이민수용소 화재와 관련해 동료 경비원들이 구속된 데 항의하기 위해 3월 30일 멕시코와 미국 국경을 잇는 교량위에서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멕시코 이민청장이 지난 달 27일 40명의 사망자를 낸 수용소화재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형사 기소를 앞두고 있지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이민 강경대책으로 악명이 높은 그를 해고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프란시스코 가르두뇨 멕시코 이민청장을 유임시키기로 한 것은 11일 밤 멕시코 연방검찰청이 가르두뇨를 화재 책임자로 기소하기로 결정한 것과 상충하는 결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멕시코 정부와 대통령이 직면해 있는 딜레마이기도 하다. 멕시코 정부와 검찰 등 두 권력기관의 분열과 미국 정부의 이민 흐름 입국을 늦추라는 요구, 이민을 인도주의적으로 안전하게 대우하라는 국제 사회의 요구 등이 혼재하면서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이번 결정을 발표한 날 과테말라에서는 화재로 희생된 과테말라 이민들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19명의 과테말라 이민 사망자 가운데 프란시스코 가르파르 치쿠이발과 그의 외삼촌 미겔 로히체 사말루의 장례식이 열린 치카카오 마을에는 수 천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희생자 가족은 땅문서를 잡혀 1만5000달러를 마련해 불법이민 중개인들에게 주고 두 사람을 미국 이민 길에 오르게 했는데 이제는 토지까지 잃게 되었다. 21세의 프란시스코가 남긴 재산은 아끼던 오토바이 한 대 뿐이었고 이 물건은 묘지까지 가는 주인의 관을 따라 운반되었다.

이민수용소에서 경비원들이 문을 잠그고 이민들이 탈출하지 못하게 한 참사에 대해서 유가족과 주민들은 오브라도르를 비난했다. "어떻게 사람들을 그렇게 취급하나, 동물도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데 사람들에게.."라고 사망자의 아버지 마누엘 로히체는 말했다.

가르디뇨 이민청장은 2019년 6월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이민행렬의 흐름을 막아달라고 멕시코를 압박할 당시에 이민 업무 책임자가 된 형사법 전문의 변호사였다.

이민에 대해 강경책을 펴 온 그의 취임 이후 이민수용소의 열악한 환경과 비인간적 처우에 대한 항의와 고발이 이어졌다. 공기질의 악화와 깨끗한 식수, 음식의 부족은 물론이고 수 많은 부패와 부정에 대한 고발도 잇따랐다.

가르두뇨의 방침에 따라 이민수용소도 이민에 대한 강경일변도의 정책을 펴왔다.

이에 대한 항의와 수용소 화재에 대한 엄벌을 하라는 멕시코 국민과 중남미 국가들의 요구가 빗발쳤지만 처벌은 5명의 하급 관리와 수용소 경비원, 불을 낸 베네수엘라 이민 한 명에 그쳤다.

[멕시코시티= AP/뉴시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연방검찰은 11일 밤 가르두뇨가 치우다드 후아레스 수용소의 재난을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직무유기 등으로 기소를 결정했다. 하지만 다음날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검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임이라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를 어떻게 처벌해야할지 아직 알수 없는 상황이다. 오브라도르대통령은 "앞으로 좀더 시간을 두고 기다리다가 적절한 순간에 결정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아레스 수용소 사건은 "불운한 일"이며 가르두뇨는 "대체로 일을 잘하는 사람이며 지금까지도 유능하게 업무를 처리해왔다"고 그의 편을 들었다. 멕시코에서는 검찰의 기소 뒤에도 공직자가 처벌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어 이번에도 바연될 가능성이 많다.

가르두뇨는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멕시코시티 시장일 때부터 가까운 사이었다. 멕시코 남부의 이민단속에 국경수비대를 동원해서 강경대책을 사용한 뒤부터는 멕시코 이민정책의 군사작전화 폭력화에 대한 비난이 폭주하게 한 장본인이었다.

전임자인 토나티유 길렌은 사회주의자로, 미국 요구에 따라 이민정책이 강경화로 기울던 2019년에 거기에 반대하며 사퇴했다.

이번 화재로 멕시코에서는 경비원 두 명이 방에 갇힌 재소자들을 풀어주지 않고 달아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전국적인 분노를 일으켰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 두 사람이 감방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검찰은 관련 경비원들과 책임자들에 대해 기소하겠다고 12일 발표했지만 특정 혐의나 화재 사망과 관련된 죄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익명의 이민 관리는 12일 오전까지도 아직 가르두뇨는 법정에 증인으로 호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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