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주택거래량 이렇게 늘었다고?…집값 바닥 온 걸까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13일)도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은 월별 주택 매매량을 그래프로 준비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계속 떨어지고 있었는데 이 매매량이 2월에 크게 늘어난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5월 이후로 계속 줄어들기만 해온 주택 매매량이 2월 들어서 처음으로 반등했습니다. 1월 보다 60%나 늘어났습니다.
전국적으로도 그렇지만, 광역시도 중에서 가장 매매량이 많은 경기도를 보면 1월보다 75%나 늘어나면서 1만 건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넘겼고요. 서울도 50% 정도 더 늘어났습니다.
특히 전국의 아파트 매매량을 보면 한 달 만에 갑자기 크게 늘었습니다. 2월 전체 주택 매매량에서 76% 정도를 차지합니다.
집을 사고 나서 한 달 안에만 신고하면 되기 때문에 아직 3월 거래량 집계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가격이 오른 건 아닙니다.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초 전국의 집값 수준은 집값이 가장 과열됐던 시기로 보는 2021년 6월 말을 100으로 봤을 때 93.4 정도 집을 사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늘었지만 여전히 팔고 싶어 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아예 얼어붙어 있던 시장이 약간씩 움직이는 전보다 떨어진 가격 위주의 매매만 성사되는 수준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주택 거래량은 지난 10년 동안 중에서 최저 수준이긴 합니다.
서울을 기준으로 보통 전에는 한 달에 매매거래가 1만 건을 넘으면 활발한 수준으로 봤고요.
5천 건에서 1만 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게 보통인데, 5천 건에 가까우면 굉장히 적다 보통 그렇게 봤었거든요.
지금은 늘어나기는 했지만 한 달에 서울이 4천 건이 채 안 되니까요. 이제 조금 풀린 정도입니다.
<앵커>
거래가 이렇게 갑자기 늘어났다면 이유가 있을 텐데, 권 기자는 이유가 뭐라고 봅니까?
<기자>
제가 보는 이유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거의 일치하고 있는데요. 역시 첫째는 대출입니다.
특히 올해 40조 원 정도를 공급할 예정인 특례보금자리론의 역할이 컸던 걸로 봅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가장 큰 특징은 일단 DSR 규제를 받지 않고, 소득 제한이 없는 겁니다.
이제 은행에서 1억 원을 넘게 빌린 사람은 연간 자신이 갚아나가는 원금과 이자를 합친 돈이 연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죠. 이게 DSR 규제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빚 가진 사람들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규모가 딱 평균 39% 수준이거든요.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돈을 더 이상 많이 빌릴 수 없는 상한에 이미 거의 도달해 있습니다.
그런데 DSR규제도, 소득 상한 조건도 없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올해 40조 원이나 풀리면서 특히 생애 첫 자기 집을 마련하려는 2030 청년층이 반응한 걸로 분석됩니다.
지금까지 특례보금자리론은 올해 설정된 40조 원 중에 26조 원 정도 신청이 들어왔는데요. 이중 절반은 기존에 고금리로 낸 대출을 특례보금자리론을 내서 갚겠다고 신청한 겁니다.
그러니까 특례론도 절반은 대출을 받아도 집을 살 사람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집을 사겠다며 낸 신청한 건수도 4만 9천 건, 거의 5만 건에 달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3월에 전체적인 가계대출은 석 달 연속해서 줄었지만 특례보금자리론 영향으로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4조 6천억 원 늘었습니다.
한 마디로 특례보금자리론이라는 대규모의 신규 대출 여력이 생기면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급매처럼 가격이 꽤 떨어졌다고 판단된 집들에 대해선 거래까지 성사된 경우가 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결국 시청들께서 가장 궁금한 건 집값 아니겠습니까? 거래가 늘기 시작했으니까 지금이 집값이 가장 낮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아직은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더 우세합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한도가 있는 대출이죠.
이제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신청할 수 있는 돈이 14조 원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이중에 주택 매매로까지 이어질 돈은 또 일부입니다.
최근에 시중 금리가 낮아지는 추세죠. 딱 1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정책대출인 특례보금자리론 금리와 거의 같은 수준인 3~4%대 대출이 시중 은행에서 가능하긴 하지만요.
여전히 저금리 시기보다는 부담이 크고 DSR 한도도 있다 보니 그나마 신규 대출 여력이 별로 없습니다.
거래량이 늘긴 했지만 시장 전체로는 좀 더 관망하면서 기다려 볼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김규정/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 : 수요자 입장에선 금리 부담도 여전하고 가격도 좀 더 내려가야 맞다는 힘겨루기 상황을 보이고 있어서, 당분간 급매물이 다시 출현할 때까지는 거래가 좀 소강상태를 보일 걸로 예상됩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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