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좇아 '빚투 행렬'… 개미 잔혹사 재현되나

이지원 기자 2023. 4. 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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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장중 900선 회복
2차전지 관련주 들썩
과열 논란 스멀스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9조원에 달했다.[사진=뉴시스]

한동안 주춤하던 '빚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3946억원을 기록했다. 머지않아 20조원을 돌파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다시 늘고 있다는 거다.

실제로 2020년 4월 29일 9조434억원에 불과하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주식 광풍'이 불어닥친 2021년 8월 31일 24조9206억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다 글로벌 경기침체, 금리인상 등으로 주식시장 거품이 빠지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다시 20조원에 육박하는 건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이처럼 빚투가 다시 확산하는 건 코스닥지수가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여 만에 장중 900선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4월 11일 기준 코스닥지수는 898.94로, 연초(1월 2일‧671.51) 대비 33.8%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 상승률 15.8%(1월 3일‧1만386.99→4월 11일‧1만2031.88)의 두배에 달한다.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를 이끄는 건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이다. 에코프로의 경우 1월 2일 11만원에 머물던 주가가 지난 11일 76만9000원으로 599.0% 치솟았다. 에코프로비엠, 엘엔에프 주가 역시 같은 기간 각각 215.3%(9만3400원→29만4500원), 71.2%(18만5400원→31만7500원) 상승했다.

하지만 빚투에 뛰어든 '개미'를 향해 시장이 언제 또 부메랑을 날릴지는 알 수 없다. 이들 2차전지 관련주들은 12일 '과열 논란'이 확산하면서 불안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리포트를 통해 "에코프로의 적정 가치를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목표주가를 45만4000원으로 낮추고 매도 의견을 내놨다. 빚투와 개미들의 잔혹사가 재현될 수 있다는 거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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