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나빠요, 일본 좋아요”...세계 최고 부자의 증시 전망은?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4. 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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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미국 주요 지수 동반 하락
3월 물가 5.0%…2년 만에 최저
연준 회의록 “경제 침체올 것
근원물가 내년부터 본격 둔화”
버핏, 中 BYD 또 팔고 日매수
뉴욕 그랜드센트럴마켓 /사진=김인오 기자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 12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주가 지수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제 침체 불안감이 커진 결과입니다.

12일 뉴욕증시에서는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41%, 0.11% 하락했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0.85%, 1.83% 떨어졌습니다.

증시 전반적으로 매도세가 확산된 것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오후 장 중에 내놓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회의록’ 영향입니다. 회의록을 보면 연준 위원들은 “은행 유동성 부족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으며, 추후 은행들의 대출이 강화되고 신용 상태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금융감독을 담당하는 마이클 바 부의장이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에도 불구하고 은행 부문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연준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부터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침체될 것이며 이후 2년에 걸쳐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연준은 3월 회의록을 통해 “상품·노동시장 상황을 반영할 때 내년부터 근원 물가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내다봤습니다. 근원(코어) 물가란, 종합(헤드라인) 물가에서 식품·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경우를 말합니다.

미국 3월 CPI
이날 뉴욕증시 개장 초반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종합 물가는 각각 연간 5.0%, 월간 0.1% 올랐습니다. 앞서 2월 상승률(연간 6.0%, 월간 0.4%)에 비해서도 상승세가 둔화됐습니다. 연간 상승률은 지난 2021년 4월(4.2%)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월간 상승률도 9개월 연속 둔화됐습니다.

다만 근원 CPI는 연간 5.6% 상승해 2월(5.5%)보다 0.1%포인트 더 올랐습니다. 노동부는 특히 주거비와 자동차 보험, 항공 운임료 상승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월간 기준으로 3월 CPI는 전달보다 0.4% 올랐는데 이는 2월(0.5%)보다 소폭 둔화된 수준입니다.

투자자들은 물가 둔화와 경체 침체를 동시에 감안할 때 연준이 결국은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2일 CME 그룹 페드워치 집계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미국판 기준금리)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2~3일 여는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린 후 6월 정례회의에서는 동결하고 이어 7월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은행권 위기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습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고객 메모를 통해 “최근 은행으로부터의 자금 유출 속도가 느려지고 있지만 그간 유출 탓에 3월 말 기준 미국 예금 규모가 1년 전보다 약 7600억 달러 줄어든 상태”라면서 “이번 사태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약 0.4%포인트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집계를 보면 미국 SVB 뱅크 폐업 위기가 불거진 지난 달 8~15일 주간 미국 내 소규모 은행은 총 1840억달러, 외국계 은행에서는 총 650억달러 규모 예금이 인출됐습니다. 이어 16~21일 주간에는 대형은행에서 960억달러, 외국계 은행에서 350억달러 예금이 유출됐는데 다만 이후인 22~29일 동안에는 은행 규모와 상관없이 자금이 유입되면서 유출 사태가 일단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다만 골드만삭스 측은 “은행들이 예금을 유지하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워런 버핏 [AP=연합뉴스]
한편 미국 은행권 위기와 관련해 일본 도쿄를 방문 중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12일 인터뷰에서 은행들이 되풀이하는 멍청한 일들이 드러난 것“이라면서 ”더 많은 은행들이 도산할 수 있지만 지난 2008년 수준의 위기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이 예금을 보호할 것이기 때문에 예금자들이 도산 비용을 떠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버핏 회장은 지정학적 이해 관계를 고려해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내비쳤습니다.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그가 작년 이례적으로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대만 TSMS 주식을 빠르게 처분한 배경에 대해서는 ‘중국과 대만간 지정학적 위기’를 지적했습니다.

버핏 회장은 미·중 갈등이 커진 가운데 중국·대만 관련주를 매도하면서 일본 주식에 관심을 두는 발언을 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만 TSMC 와 ‘중국 전기차’ 비야디(BYD) 주식을 내다 팔아 지분을 대폭 줄이고 일본 5대 종합상사 주식은 추가 매수해 비중을 늘리는 식입니다.

실제로 버크셔해서웨이는 작년 3분기 뉴욕 증시에 상장된 TSMC의 예탁증권(ADR)을 처음 매수하면서 약 6000만주를 매수했는데, 이 중 90%에 달하는 5180만주를 같은 해 4분기에 배도한 바 있습니다.

이어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달 31일 BYD 지분 248만주를 1주당 217.67 홍콩달러에 매도해 5억3980만 홍콩달러(약 6880만 달러)를 회수했습니다. 이로써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BYD 지분은 19.92%(작년 8월 23일)에서 10.9%로 떨어졌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008년 BYD 주식을 8 홍콩달러에 2억2500만주 사들인 후 14년간 보유해왔습니다. 다만 작년 8월 24일부터 지난 달 말까지 열 차례에 걸쳐 총 1억500만주를 매도해 현재는 1억2000만주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버크셔해서웨이의 일본 종합상사 주식 보유 비중은 점차 늘어 최근에는 7.4%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앞서 2020년 8월부터 일본 5대 종합상사(이토추상사·마루베니·미쓰비시상사·미쓰이물산·스미토모상사) 주식을 매수해왔습니다.

한편 12일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주요 국채 가격이 오른 결과 수익률은 하락했습니다. 이날 미국 재무부 집계를 보면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2bp(=0.02%p) 떨어진 5.02%,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8bp 떨어진 3.95% ,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bp 하락한 3.41% 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약세로 거래됐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02분 기준 0.66% 떨어진 101.53 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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